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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조형래 기자] 이대호(34)의 지지부지한 메이저리그 협상에 일본도 자존심이 상한 모양이다.

일본 언론 도쿄스포츠는 26일 "다른 한국 선수들과 대조적인 이대호의 저평가"란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요지는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진출 확정이 늦어지면서 KBO보다 NPB리그의 수준이 낮다는 것. 이 언론은 "소프트뱅크에서 자유계약으로 미국에 도전하고 있는 이대호가 'KBO 버블'의 여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스포츠는 미국 언론 보스턴 글로브지의 "그의 스윙에는 여러 구멍이 있다"는 보도 내용을 인용하면서 "'결함상품'의 낙인 같은 굴욕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고 했다. 일본 야구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는 것.

일본 측에서 자존심이 상하는 결과에 탄식하는 것은 KBO리그 출신 선수들에 대한 미국의 평가가 호의적인 것에 있다. 이 언론은 "KBO에서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때린 내야수 박병호가 한국 포스팅 시스템 역사상 최고 대우인 1285만 달러로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했고 본 계약도 4년 1200만 달러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프리미어12의 3번 타자 김현수도 2년 총액 700만 달러에 합의했다"면서 "대표팀의 4번 타자 앞 뒤였던 두 슬러거가 모두 꿈을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이 언론은 "4년간 통산 타율 2할9푼3리 98홈런 348타점을 기록한 이대호가 이렇게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일본 프로야구 출신 선수들에 대한 저평가에 대해서 한국 야구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도쿄스포츠를 통해 "지난해 포스팅 시스템으로 피츠버그에 진출한 강정호가 아시안인으로서는 최초로 시즌 내내 유격수 자리를 지키고 좋은 결과(126경기 타율 2할8푼7리 15홈런 58타점)를 남겼다. 그 혜택을 KBO 출신의 박병호와 김현수는 받았지만 NPB소속 이대호는 무관했다"고 분석했다. 프리미어12 준결승전 패배에 이어서 메이저리그의 평가도 일본 야구가 KBO리그보다 낮게 평가하는 해석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대호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에 위치한 롯데의 스프링캠프에서 지난 17일부터 훈련하고 있다. 현지에 체류하며 협상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이대호의 전 소속팀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오 사다하루 회장은 전날 일본 언론을 통해 "팀에 잔류한다면 2월 스프링캠프 도중 합류도 가능하다"고 말하며 이대호의 복귀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대호가 일본 프로야구의 자존심을 살리는 협상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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