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기태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김기태 감독의 '체력 테스트'가 다시 돌아왔다. 그냥 단순한 테스트가 아니다. 통과해야 올 시즌이 보인다. 2016시즌 스프링캠프 합류를 위한 첫번째 관문이다.

KIA는 오는 13일 광주월드컵경기장과 챔피언스필드에서 선수들의 체력테스트를 한다. 올해로 2년째다. 지난 시즌, 김기태 감독이 KIA 사령탑에 부임한 이후 첫 체력테스트를 했었다. 테스트의 목적은 단 하나다. 바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만한 체력이 갖추어져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통과하면 된다. 하지만 불합격하면 스프링캠프는 없다. 신인급 선수를 비롯, 중간급과 고참급까지 차별대우는 존재하지 않는다. 떨어지면 그걸로 끝이다. 못 간다.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었다. 바로 투수 김진우(32)였다.

지난해 김진우는 오키나와 캠프로 들어가는 20명의 투수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감기 몸살로 인해 몸 상태가 좋지 못한 탓에 끝내 체력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400m 트랙을 모두 10바퀴를 도는 4km 장거리 뛰기에서 김진우는 중도에 포기했다.

FA를 앞두고 있었고, 국내 선수 가운데 커브볼을 가장 능숙하게 던지는 김진우의 존재감은 팀 내에서 반드시 필요했다. 선수 한 명이 아쉬운 상황에서 김진우를 1군 캠프에 데려가지 않는다는 것은 감독 입장에서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그를 '스프링캠프를 소화할 수 없는 몸 상태'로 판단했다. 끝내 김진우는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후 대만에서 열린 2군 캠프에 겨우 합류했지만 그것도 1군 훈련을 소화할 정도의 체력을 만든 뒤, 다시 테스트를 거쳐 통과했기에 가능했다.

당시 김 감독의 과감한 결정은 선수들에게 상당한 긴장감을 줬다. 이름이 알려지고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하는 선수에게 더 기회를 주고 싶다는 김 감독의 생각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러한 팀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스프링캠프에서도 이어졌고 투수진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의 의욕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스프링캠프는 그만큼 중요하다. 스프링캠프는 한 시즌을 소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충전과 보완의 시간'이다. 휴식 뿐 아니라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데 몰두하는 시기다. 당장에라도 실전에 임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야 하기에 체력적인 부분이 반드시 뒷받침 되어야 한다.

체력이 부족하면 구단이 정한 훈련에 따라오지 못한다. 선수들 역시 잘 알고 있다. 이미 투수 윤석민을 비롯해 심동섭과 유창식은 지난달부터 오키나와에서 꾸준히 개인훈련에 몰두했다. 비시즌 기간이었지만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 위한 세 선수의 준비 역시 이번 스프링캠프를 위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체력테스트가 극한의 상황까지 몸을 만들어야 겨우 해낼 수 있는 난이도는 아니다. 우선 체력테스트는 모두 4km 달리기와 인바디 검사, 윗몸일으키기로 되어 있다. 20대의 젊은 선수들과 중간 나이대, 그리고 30대 중반 이후의 베테랑급 선수들까지 모두 충족 기준이 다르다. 윗몸일으키기 역시 1분에 60개를 비롯해 나이대로 개수에 차이가 있다.

쉽지는 않지만 프로선수로 꾸준히 스스로의 몸 상태를 관리하고 다듬은 선수라면 충분히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다. 또한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 차분하게 준비에 임한 선수들의 정신상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KIA의 2016시즌은 이미 시작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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