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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조형래 기자] 1위의 스토브리그 성적표를 받아든 롯데. 하지만 정규시즌 8위라는 성적표는 없어지지 않는다. 연봉 협상에서 진통이 예상되는 상황도 도래할 수 있다.

롯데는 올해까지 3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던 기간에 비해선 급격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자칫 '제2의 암흑기'가 도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졌다.

롯데는 '환골탈태'하기 위해 변혁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포스트시즌이 한창인 지난 10월 중순, 선임 1년 만에 이종운 감독을 경질하고 조원우 감독을 신임 감독 자리에 앉혔다. 스토브리그에서 내부 FA 송승준(4년 40억원)을 눌러앉혔고 외부 FA 시장에서도 투수진, 특히 불펜진 약점을 보강하기 위해 윤길현과 손승락 영입에 성공했다. 3명의 FA 선수를 잡는데 138억원을 쏟아부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화로 떠난 FA 심수창의 보상선수로 박한길을, 한화 보류선수 명단에서 풀린 최영환을 팀에 합류시켰다. 2차 드래프트에서 역시 준척급 외야수 박헌도와 젊은 투수 김웅, 양현진을 선택했다. 올시즌처럼 롯데가 발 빠르고 과감하게 움직였던 적이 드물었던 만큼 롯데의 스토브리그 성적은 1등을 줘도 모자라지 않다.

이제 남은 것은 기존 선수들과의 내년시즌 연봉협상. 스토브리그 성적표가 무색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선 별다른 잡음 없이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지난해 연봉 협상의 경우, 지난해 터진 'CCTV 불법 사찰' 파문의 영향이 컸다. 선수들과 구단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 결국 구단 수뇌부의 총 사퇴로 사태는 일단락 됐다. 이후 구단은 '연봉 후려치기'로 선수들에 보복할 가능성을 일축했고 시즌 7위의 성적과 앞선 내홍에도 불구하고 연봉 인상폭은 두드러졌다. 별다른 잡음 없이 연봉협상이 마무리 됐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즌 막판 구단 고위층은 원칙대로 엄격한 잣대로 선수들의 연봉 협상에 임할 것이라는 의중을 드러내기도 했다. 모든 내홍이 마무리 된 시즌이었고 신동인 구단주 대행을 비롯한 이전 구단 고위층의 간섭에서도 자유로웠다. 온전한 상태에서 시즌을 치른 만큼 선수들 올시즌 팀 성적에 대한 책임에서 피해갈 수 없다는 의미다. 아울러 시즌 막판 5강 싸움이 치열할 때 세밀한 팀 플레이에서 여러차례 아쉬운 모습을 보인 것도 고려했다.

시즌 성적에 책임을 물어 큰 폭의 '연봉 후려치기'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렇다고 지난해와 같은 온건적인 연봉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적다. 몇몇 선수들의 경우 순풍이 아닌 강풍을 맞을 수도 있다.

개인 성적에서 발전을 이룬 선수들과 딜레마도 있다. 야수진의 경우 황재균과 오승택, 김문호, 정훈 등은 올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투수진에서도 홍성민과 이성민, 박세웅 등이 자신의 몫을 해냈다. 이들의 경우 연봉 인상은 불가피하다.

아울러 황재균과 손아섭은 동시에 메이저리그 포스팅 시스템으로 미국 무대의 문을 두드렸지만 모두 '무응찰'이라는 충격만 돌아왔다. 이들을 위로하고 동기부여를 부추길 '당근'이 연봉 인상이다.

롯데 관계자는 "현재 신진 선수들의 경우 연봉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아직 전체적인 진행 과정을 말할 정도는 아니다"면서 "이제 막 1군의 주력 선수들과 연봉 협상에 돌입할 것 같다. 아직까진 잡음 없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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