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제공
[스포츠한국 조형래 기자] 롯데는 올해 스토브리그 동안 시즌 중에 드러난 전력의 취약점을 알차게 보강했다. 투수진에서 즉시 전력감과 미래 자원들을 동시에 획득하며 단숨에 취약점을 보강했다. 누가 봐도 롯데 프런트는 활발하게 움직였다. 아직 스토브리그가 끝나진 않았지만 올해 스토브리그 성적은 'A학점' 이상이다.

하지만 프런트의 활발한 움직임에도 메울 수 없는 취약점이 여전히 남아있다. 시한폭탄과 같은 수비력이 바로 그것. 선수를 영입하지 않는 이상 수비력 강화는 프런트의 손이 닿지 않는 현장의 몫이다. 투수력과 수비력은 불가분의 관계다. 시즌 뚜껑을 열었을 때 올해 스토브리그의 성과가 진정 빛을 발하려면 수비의 안정이 더해져야만 한다.

롯데의 올시즌 가장 큰 문제는 투수력과 더불어 불안한 수비였다. 올시즌 롯데의 실책은 114개로 두 번째로 많았다. 가장 많은 실책을 범한 kt(118개)는 리그 적응이라는 전제가 붙었지만 롯데는 그러한 전제조건도 없었다. 사실상 리그 최악의 수비를 가진 팀이었다.

불안정한 수비는 결국 투수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내보내지 않아야 할 주자를 실책으로 내보내면서 분위기를 다운시켰고 이후 투수가 그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며 무너지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올해 롯데가 몰락했던 시기엔 항상 실책들이 껴 있었다. 6월 시작과 동시에 가진 삼성과의 3연전에서 7개의 실책을 범하며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고, 이후 다시 5강 싸움에 나섰지만 5강 탈락 트래직 넘버가 지워지던 9월29일과 30일, 사직 KIA 2연전에서 7개의 실책을 범했고 투수진은 제 풀에 쓰러졌다.

일단 롯데는 1차적인 문제로 제기된 투수진을 집중 보강했다. FA 시장에서 윤길현과 손승락을 영입하면서 뒷문을 보강했다.아울러 FA 심수창의 보상선수로 박한길, 한화의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최영환을 영입하며 미래를 도모했다.

박한길과 최영환이 당장 전력화하기는 어렵다. 결국 내년 투수진의 관건은 윤길현과 손승락에 달렸다. 두 선수 모두 롯데 불펜진에 큰 힘이 될 선수는 분명하다. 2016시즌엔 올해와 같이 허무하게 역전을 당하는 경기는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 볼 경우 잠재적인 위험 역시 내포되어 있다. 야구 기록 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윤길현의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는 5.16이었다. 자신의 시즌 평균자책점 3.16과는 괴리가 있었다. FIP는 수비를 배제하고 투수가 통제할 수 있는 요소들을 가지고 투수의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세이버매트릭스 지표다. FIP가 높은 대신 평균자책점이 낮았다면 수비의 상당한 도움으로 평균자책점을 낮췄다고 해석할 수 있다. 윤길현이 이와 같은 경우다.

반면 손승락은 평균자책점과 FIP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평균자책점 3.82-FIP 3.96). 그러나 대신 손승락의 잔루 처리율이 67%에 불과했다. 위기 상황에서 루상의 주자들의 처리 비중이 낮았다는 의미다.

올해 윤길현의 높은 FIP, 손승락의 낮은 잔루처리율이 올해 롯데가 보여준 극악의 수비력이 결합한다면, 이는 상상 이상의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

결국 현장의 몫이 중요해졌다. 조원우 감독과 김태균 수석코치는 명수비코치로 프로무대에서 잔뼈가 굵었다. 특히 조 감독은 지난 2011년부터 2년간 롯데의 외야 수비 코치를 맡으면서 외야 수비를 일취월장 시킨 경험도 있다. 수비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투수진의 안정도 없다. 롯데의 투수진 보강에 발맞춰 현장에서의 수비 강화를 위한 몸부림도 수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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