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 12에 나란히 대표팀으로 활약했던 이대은과 박병호.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이대은(26·지바 롯데)은 현재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만 7년의 마이너리그 생활을 버텨내며 메이저리그 무대 진출을 노렸던 선수였다. 비록 메이저리그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미국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그가 예상하는 박병호(29·미네소타 트윈스)의 메이저리그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에서의 데뷔 시즌을 치르고 프리미어 12 한국 대표팀 일정까지 정신없이 2015년을 보냈던 이대은은 8일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서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성공 가능성을 확신했다.

박병호는 지난 3일 1,285만 달러로 포스팅 응찰권을 얻어낸 미네소타 트윈스와 5년 최대 1,800만 달러(약 208억 4,400만원)에 계약을 마무리했다.

프리미어 12를 통해 박병호와 한 팀에서 생활한 이대은은 박병호의 힘에 놀라움을 보였다. 미국에서만 7년을 보내며 세계 각국의 거포들을 직접 지켜봤지만 그 중에서도 박병호의 힘은 남달랐다고 했다.

“연습경기를 진행하지 않아서 직접 상대한 기회는 없었지만, 박병호 선배는 힘이 정말 대단했어요. 그 정도 파워라면 충분히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대은의 칭찬에도 불구하고 미국 현지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현지 언론들은 KBO리그의 투수들의 수준을 트리플A 혹은 더블A로 평가하며, 박병호의 홈런 기록(53개, 4시즌 연속 홈런왕)을 순수하게 믿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메이저리그에 단 2시즌만 뛰었던 테임즈(NC) 역시 올시즌 47개의 홈런을 기록했다며 박병호의 장타력을 폄훼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이대은에게 현지 언론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블 A 혹은 트리플 A에서도 홈런을 그렇게 많이 치는 선수는 본 적이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한국 투수들의 실력이 실제로 더블A 정도 수준이라고 할지라도, 현지 언론의 주장은 논리에 맞지 않아요. 실제로 미국의 더블 A 혹은 트리플 A에서도 그렇게 많은 홈런을 때려내는 선수는 드문 것이 아니라 전혀 없어요. 그렇게 잘 치는 선수라면 진작 메이저리그로 데려가죠. 왜 마이너리그에 남겨두겠어요.”

이대은은 직접적인 예까지 들어가면서 박병호의 타격 성적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설명했다. 그가 예시로 제시한 선수는 올해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선수인 크리스 브라이언트. 지난 2007년 이래로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만 몸담고 있었던 이대은은 자신과 함께 지난 2014년까지 아이오와 컵스(트리플 A)에서 뛰던 브라이언트를 유심히 관찰할 수 있었다.

“지금은 유명해진 크리스 브라이언트도 지난해 마이너리그(더블A, 트리플A 합산)에서 총 43개의 홈런을 기록했을 뿐이에요. 브라이언트도 ‘홈런 타자’로 각광 받으면서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었어요. 그런데 박병호 선배는 그보다 10개가 더 많은 53개를 때려냈잖아요. 그 정도면 충분한 것 아닌가요.”

현지의 부정적 의견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이대은의 견해였다. 자신이 눈으로 직접 본 박병호의 실력이라면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확신에 가득 찬 이대은의 눈빛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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