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두 노장 감독들이 다시 한 번 진한 의리를 나눴다.

김인식(69) 감독은 7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5 마구마구 일구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달 프리미어12에서 한국대표팀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은 공로를 인정받은 김인식 감독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에 이어 처음으로 두 차례나 일구대상을 품에 안았다.

일구대상을 수상한 김인식 감독(가운데)과 이를 축하하기 위해 꽃다발을 전달한 김성근 감독(우). 스포츠코리아 제공
이날 수많은 야구인들이 자리를 빛낸 가운데 한화 김성근(74) 감독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김인식 감독의 첫 번째 수상한 이듬해인 2010년 일구대상의 주인공이기도 했던 김성근 감독은 올해의 일구대상이 발표되자 이재환 일구회장과 함께 단상에서 트로피와 꽃다발을 전달하며 축하의 인사와 함께 악수를 건넸다. 두 감독은 시상식을 마친 뒤에도 같은 테이블에서 KBO 구본능 총재 등과 함께 나란히 식사를 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야구계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친분을 쌓아왔던 김성근, 김인식 감독은 올해에도 훈훈한 장면을 몇 차례 연출한 바 있다.

프리미어12 대회 기간 동안 김인식 감독은 “김성근 감독이 일본과의 개막전을 위해 삿포로에 있었을 때 슈크림 빵을 선수단에게 보내줘 참 맛있게 먹었다”고 뒷얘기를 전하면서 수시로 문자와 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았던 사연을 소개했다. 김성근 감독은 틈틈히 김인식 감독과 야구대표팀에 대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올해 6월 일일 해설위원으로 변신해 김성근 감독을 찾아간 김인식 감독. 경기를 앞두고 두 감독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지난 6월에는 김인식 감독이 김성근 감독을 방문한 적도 있다. 일일 해설위원으로 변신해 정민철 해설위원과 함께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를 찾아 경기를 앞두고 덕아웃에서 힘을 실어준 것. 당시 두 감독 사이에 많은 대화가 오가지는 않았지만 ‘눈빛만으로 통한다’는 말의 의미를 실감할 수 있는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한때는 라이벌팀의 적장으로서 치열한 자존심 대결을 펼쳤고, 가까이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스타일로 야구 인생을 걸어왔지만 고희에 접어든 나이에 이제는 서로에게 더 없이 큰 힘이 되어주고 있는 두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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