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로 두 차례나 일구대상을 수상하게 된 김인식 감독(가운데).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청담동=박대웅 기자] “감기에 걸려서 꼼짝을 못했는데 지금은 좀 괜찮아졌어.”

프리미어12 한국 야구대표팀을 이끈 김인식 감독이 7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5 마구마구 일구상 시상식에서 일구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김 감독은 지난 11월 열린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을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려놓은 공을 인정받아 이같은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특히 선수 선발 과정에서부터 어려움이 있었고, 대회 기간에도 많은 악재가 찾아왔지만 탁월한 지도력과 리더십을 발휘해 극적인 우승을 차지, ‘국민 감독’으로서의 명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해냈다.

수상 직후 “솔직히 갑자기 상을 받다보니까 좋으면서도 사실 멋쩍기도 하다. 같이했던 선수들, 코칭스태프, 프런트, 마지막으로 전력분석팀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주변인들에게 공을 돌린 김 감독은 이후 취재진들과의 대화를 통해 보다 자세한 소감을 전했다.

일구대상 뿐 아니라 최근 각종 시상식장 참석 및 각종 스케줄 등으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는 김 감독은 “대회를 마치고 여기저기서 곧장 방송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 두 개 정도를 하면 하루가 다 지나더라. 그런 바람에 감기에 걸려서 꼼짝도 못했다”며 최근 근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계속된 시상식 일정에 대해 “상을 여러 곳에서 받아보니 사실 조금 그렇더라. 수상 소감에서도 말했지만 좋으면서도 멋쩍고 그런 게 있다. 물론 대표로 받는 것이지만 다같이 가서 잘 한 것인데...”라는 솔직한 속내를 전하기도 했다.

또한 김인식 감독은 “한국은퇴선수협회에서 연락이 왔을 때에도 사양을 했는데 일구회에서 또 연락이 왔다. 대리수상은 몰라도 아예 받지 않는 것은 곤란하다고 하더라”며 결국 양 측으로부터 상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한은회와 일구회가 하루 빨리 화합하고 통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그의 바람.

한편 김인식 감독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을 이끈 2009년에 이어 사상 최초로 일구대상을 두 차례 수상한 주인공이 됐다. 그는 KBO 구본능 총재의 “다시 한 번 대표팀 감독을 맡아달라는 뜻이 아니겠는가”라는 농담에 묘한 미소를 지어보인 뒤 “사실 국가대표팀은 아무래도 부담이 많이 가는 자리다. 프로팀을 맡아서 할 때와는 또 다르더라. 감독 선임과 관련해서는 참 어려운 문제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김 감독은 이어 “무엇보다 대표팀 훈련 기간이 짧다. 기술 향상이 단기간에 어렵기 때문에 현재 실력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중요한데 선수들을 하나로 융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경기를 하다보면 자기 실력 이상을 발휘하는 선수가 나올 때가 있다. 그런 분위기를 자꾸 만들어줘야 한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를 강조하기보다는 말을 하지 않고도 ‘이 사람이 우리에게 뭘 요구하는 구나’, ‘나에겐 믿는 구석이 있구나’ 이런 느낌을 심어줘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감독은 젊은 투수 육성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투수 육성시스템은 연구 과제이면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빠른 볼 스피드에 컨트롤까지 따라주기 위해서는 체력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할 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며 프리미어12 우승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야구를 생각하는 김 감독의 마음은 정신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몸 이상으로 더 분주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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