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 연합통신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결과는 똑같았다. 손아섭의 실패를 딛고 미국 진출의 성공을 노렸지만, 돌아온 것은 싸늘한 무응찰이었다.

KBO는 5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황재균의 포스팅 결과, 응찰액을 제시한 구단이 없음을 통보 받고, 이를 황재균의 소속 구단인 롯데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리그 현역 타자 가운데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했던 손아섭이지만, 미국은 KBO리그의 성적을 크게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손아섭의 외야 수비에 대해서 의문점을 가지고 있는 구단이 많았다. 그렇게 지난달 24일 롯데는 손아섭의 포스팅이 무산되자 함께 미국진출을 선언했던 황재균의 포스팅을 곧바로 준비했다.

황재균 역시 물러서지 않고 도전에 응했다. 시장상황은 그에게 유리했다. 넘치는 외야와 다르게 올해 메이저리그 자유계약(FA)선수 시장에서 3루수는 거의 없었다. 후안 유리베 같은 베테랑급 선수를 제외하면 3루수가 필요한 팀에서는 황재균은 매력적인 카드로 다가올 수 있었다.

게다가 1987년생인 만 28세로 젊은 나이다. 또한 공격과 수비, 모두 나쁘지 않은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선수기에 포스팅 응찰의 가능성도 나름 존재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손아섭에 이어 미국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은 그의 영입을 원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무응찰 굴욕이었다. 황재균의 포스팅 실패 역시 손아섭과 비슷한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우선 미국은 KBO리그에서 기록한 성적을 크게 인정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게다가 올 시즌, 타율 2할9푼 26홈런 97타점을 기록했지만 리그를 압도할만한 성적은 아니었다.

앞서 포스팅으로 미국에 진출한 넥센 강정호나 박병호는 KBO리그에서 단연 압도적인 실력과 기록으로 진출에 성공했다. 두 선수 모두 40홈런 이상을 쳐냈고 박병호는 2년 연속 50홈런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장타력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 두 선수와 달리 황재균의 기록은 다소 애매했다. 현실적인 한계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그가 어떤 선수인지에 대한 정보도 부족했다. 꾸준히 미국 스카우트진이 목동구장을 찾아서 강정호와 박병호를 지켜본 것과 달리, 황재균을 주목하고 그가 뛴 경기를 직접 본 구단은 많지 않았다. 제대로 알지 못하는 선수를 포스팅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포스팅 시기도 아쉽다. 손아섭이 무응찰로 끝난 후, 곧바로 신청했다. 메이저리그 주요 선수들의 행보가 결정되는 윈터미팅(오는 7일) 이전에 포스팅을 신청했다는 것 자체가 불리한 조건일 수 밖에 없었다. 만약 각 구단이 선수영입에 대한 윤곽이 어느정도 드러난 뒤, 취약 포지션을 채우기 위한 시기에 포스팅이 진행됐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 모른다.

현실은 너무나 차갑고 냉정했다. 애매한 성적의 황재균을 뽑아줄 구단은 없었다. 류현진에 이어 강정호, 박병호가 차례로 미국 진출에 성공하며 미국 역시 KBO리그를 주목하고 있지만, 결코 만만하게 볼 곳이 아니다. 2명 연속 무응찰이다. 제대로 된 준비과정이 생략된 채, 어설프게 진행된 포스팅이다. 무응찰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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