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조형래 기자] 자유계약선수(FA) 대어 박석민을 영입하면서 순식간에 FA 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매김한 NC. 거액으로 박석민을 영입한 NC는 현재와 미래를 모두 만족하는 최상의 선택을 완성했다.

NC는 지난달 30일 FA 박석민과 4년 96억(계약금 56억원, 연봉 30억원, 플러스 옵션 10억원)에 계약했다. NC는 박석민을 야구 최고액으로 영입하며 야수진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종전 최고액 계약은 2014년 SK와 최정이 맺은 4년 86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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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박석민은 시장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삼성과 박석민의 계약이 틀어지면서 NC는 발빠르게 움직였고, 결국 2년전 이종욱과 손시헌을 영입한 데 이어 FA 시장에서 승자로 거듭났다.

NC는 올해 84승3무57패(승률 0.596)로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직행을 따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쾌거도 함께. 하지만 NC는 두산의 맹렬할 기세를 이겨내지 못한 채 플레이오프에서 미끄러졌다.

투수진의 경우 더할나위 없이 완벽했다. 야수진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약점을 꼽자면 3루수, 그리고 하위 타선이었다. NC의 올시즌 주전 3루수는 지석훈이었다. 지석훈은 올시즌 137경기 출장해 타율 2할6푼7리 11홈런 46타점 OPS 7할1푼1리로 커리어 하이의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주전 3루수로의 무게감으로는 어딘가 모르게 부족했다.지석훈은 규정타석을 채운 3루수 7명 가운데 OPS 최하위를 기록했다. 야구기록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대체선수대비 승리 기여도)도 1.05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아울러 지석훈은 주로 7번 타순에 위치하며 하위 타선에 포진했는데, 6번부터 9번까지의 하위타선 타율은 2할5푼7리에 불과했다.

모창민이 주전 3루수로 스타트를 끊었지만 부진했다. 대신 지석훈이 그 자리를 꿰찼다. 이후 공수에서 지석훈이 가져다 준 안정효과는 분명했다.

그러나 지석훈으로는 NC의 타선이 더 이상 강해질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박석민이 NC에 최적의 카드일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박석민은 '정규리그 5연패' 삼성의 주전 3루수이자 중심 타선이었다. 4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아울러 올시즌 타율 3할2푼1리 26홈런 116타점 OPS 9할9푼2리의 성적을 올렸다. 타율, 홈런, 타점 모두 커리어 하이다. 선수생활의 전성기에 돌입했다. 지석훈의 성적을 모두 앞선다.

기여도는 확실하다. '스탯티즈' 기준, 삼성의 최근 정규시즌 5연패 기간 동안 박석민의 WAR은 29.38이다. 올해 역시 5.35승을 팀에 기여했다. 올해 84승을 거둔 NC에 박석민이 있었다면 삼성(88승56패)을 제치고 정규리그 우승도 가능했다는 가정이 성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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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박석민 영입은 NC의 마지막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NC는 기존 나성범-테임즈-이호준 '나이테 트리오'에 박석민까지 가세하면서 리그 최강의 '클린업 쿼텟'을 구축하게 됐다.

여기에 박석민이 중심 타선에 가세하고 이호준이 6번으로 내려오면서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의 연결고리가 더욱 단단해졌다. 부가적인 효과로 지석훈의 수비 능력을 극대화 할 수도 있다. 지석훈을 '슈퍼 유틸리티'로 바꿔 3루수는 물론 2루수와 유격수 백업으로도 활용하면 NC의 내야 백업진은 한층 두터워진다.

아울러 우리 나이로 31세인 박석민을 영입하면서 불혹이 넘은 이호준의 장기적 우타자 대안으로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NC는 박민우, 나성범, 테임즈, 김종호, 이종욱 등 주력 타자들이 대부분 좌타자다. 좌투수 상대로도 약하지 않은 성적(좌타 상대 타율 0.305)를 거뒀지만 타선의 균형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었다. 하지만 박석민이라는 우타 거포가 들어오면서 좌우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됐고,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든 이호준의 우타자 공백을 최소화 할 수 있게 됐다.

NC 김경문 감독은 "팀에 필요한 선수여서 구단에 요청했고, 함께 할 기회를 준 구단과 다이노스를 선택한 박석민 선수에게 모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하며 박석민의 영입을 구단에 직접 요청했다.

구단 역시 "우리팀에 꼭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했다. 구단의 전력분석 회의 등을 거쳐 데이터 분석까지 면밀히 진행했을 때 박석민 선수는 가치가 크다고 판단했다"면서 "WAR 등 분석결과 박석민 선수는 국내 야수 중 최정상급 성적을 최근 수년간 꾸준히 내고 있다. 4~5승을 더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는 말로 박석민의 직접적인 전력 상승 효과를 기대했다.

NC는 막판 박석민의 영입 경쟁으로 인해 총액이 올랐다고 말하며 쉽지 않은 영입전이었음을 밝혔다. 하지만 박석민을 영입하면서 이제 NC는 더 이상 '아기 공룡'이 아니다. 약점을 완벽하게 보완하며 현재와 미래를 모두 준비했다. 1군 진입 4년 차가 되는 2016년, NC는 KBO 리그를 대대적으로 집어삼킬 준비를 모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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