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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한화가 정우람(30)을 품에 안았다. 심수창(34)까지 나란히 영입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FA시장에서 투수를 보강했다.

한화는 30일 정우람과 4년간 총액 84억원(계약금 36억원, 연봉 12억원), 심수창과 4년간 총액 13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2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투수 FA 최대어 정우람 영입 경쟁이 불붙은 가운데 최종 승자는 한화였다. 한화는 김태균과의 재계약에 지출한 4년 총액 84억원과 같은 금액을 정우람에게 투자하며 전력 보강에 대한 의지를 확실히 밝혔다.

사실 김태균, 조인성을 잔류시킨 이후에도 한화의 투자는 계속될 것으로 예견됐다. 특히 불펜 보강은 한화에게 필수적인 과제나 다름없었다.

한화는 올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4.97을 기록하며 이 부문 7위에 올랐다. 나쁜 성적은 아니었지만 권혁, 박정진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일정을 거듭할수록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선발진이 오랜 이닝을 책임지지 못하면서 다른 불펜들 역시 전체적으로 버거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정우람이 가세하면서 한화는 이같은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낼 수 있게 됐다. 정우람은 2004년 SK에 입단한 뒤 통산 10시즌 동안 37승21패 62세이브 128홀드를 기록했다. 두 차례 홀드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시즌도 두 차례나 있었다. ‘고무팔’이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전천후 역할을 소화할 능력이 있기 때문에 김성근 감독의 투수 운용에 딱 맞는 선수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정우람은 SK 시절 김성근 감독 밑에서 본인의 기량을 꽃피운 선수다. 계약 직후에도 그는 “계약 조건도 중요했지만 김성근 감독님과 다시 한 번 야구를 해보고 싶은 기대가 컸다. 감독님과 함께 내년 시즌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며 재회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다. 또한 정근우, 이용규, 최진행 등 가까운 선배 및 동료들이 많다는 점도 빠른 적응에 기대감을 더하는 대목.

한화는 지난해 권혁, 송은범, 배영수까지 투수 3명을 영입하는데 87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전반기의 권혁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한화의 투자는 실패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성기 기량에서 내리막을 걷고 있었던 세 선수와 달리 정우람은 FA 계약 기간이 종료될 때까지도 충분히 전성기를 유지할 수 있는 나이이며, 또한 그런 페이스를 나타내고 있다.

물론 김태균에 이어 또다시 대규모의 돈을 투자하는 일이 한화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지난해 4년 84억원의 계약을 똑같이 체결한 두산 장원준처럼 정우람 역시 투자가 아깝지 않은 성과를 남길 능력을 갖춘 선수임에 틀림없다. 이제 정우람이 “한화가 나를 인정해준 만큼 인생 커리어 하이를 찍고 싶다”는 본인의 다짐을 한화에서 몸소 실천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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