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다시 LG로… 이상훈 코치 합류로 전력 강화 나선다

이상훈 코치.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야생마' 이상훈 코치가 돌고 돌아 친정에 복귀한다.

LG는 지난 28일 이상훈 두산 투수코치(44)와 입단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조만간 계약을 끝내면 이상훈 코치는 2004년 LG를 떠난 지 11년만에 코치로 친정 유니폼을 입게된다.

지난해 이상훈 코치는 고양 원더스에서 두산 코치로 옮겨 1년여 동안 2군에서 차분하게 투수들을 지도하며 두산의 팀 네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지난 1993년 LG에 입단한 이상훈은 입단 때부터 숱한 화제를 뿌린 프랜차이즈 스타로 10년간 쌍둥이 마운드의 상징이나 다름없었다. 계약금 1억8,800만원에 연봉 1,200만원 총액 2억원은 당시 신인 역대 최고액으로 구단은 신인 이상훈의 스타 만들기에 발벗고 나설 정도로 애지중지했다.

특히 1994년 LG의 두 번째 우승을 함께했던 선수가 바로 이상훈이다. 특유의 장발을 휘날리며 마운드에 올라가면 LG팬들의 환호성은 잠실구장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와 미국프로야구 보스턴을 거쳐 다시 2002년에 LG에 복귀한 이상훈은 2004년 당시 사령탑이었던 이순철 감독(현 SBS스포츠 해설위원)과의 충돌이 시발점이 되어 본의 아니게 SK로 떠났다. 현역 은퇴 후 음악에 몰두하며 '락커'의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어찌보면 LG로 돌아가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바람대로 되지 않았다. 구단이 LG 출신 코칭스태프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이상훈도 물망에 올랐지만 면담 과정에서 오해가 생기면서 끝내 친정 복귀는 무산됐다.

감정적으로 틀어진 이상훈과 LG는 멀어졌다. 그러나 이상훈은 지금은 해체된 고양 원더스에서 김성근 감독의 부름을 받아 코치로서 지도자 수업을 받은 뒤 두산에서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유감없이 뽐냈다.

LG구단은 이상훈 코치의 영입에 많은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한지붕 이웃인 두산의 양해를 받아 이상훈 코치와 접촉했고, 그렇게 돌고 돌아 이상훈 코치는 꿈에 그리던 친정팀 유니폼을 입게됐다.

LG는 이상훈 코치의 영입에 두가지 노림수가 있다. 우선은 투수들의 기량향상에 필요한 지도력이다. 지난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LG다. 하지만 올 시즌, LG는 정찬헌의 공백을 시작으로 마운드가 와르르 무너졌다.

두 자릿수 승수 이상의 성적을 기대했던 류제국은 단 4승에 그쳤다. 외인 소사와 루카스 역시 각각 10승 이상을 따냈지만 루카스의 경우, 팀내 불화를 조장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어떻게든 마운드의 정상화가 필요한 LG다. 또한 과감한 리빌딩 행보를 보이고 있는 LG에게 이천에 있는 2군 투수들의 성장세는 향후 팀 성적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

두산의 2015시즌 우승에 숨은 일등공신은 바로 마운드였다. 특히 좌완 선수들의 활약이 도드라졌다. 이현호, 진야곱, 함덕주, 허준혁과 같은 젊은 선수들이 두산의 마운드 강화에 크게 일조했다. 이들 모두 이상훈 코치의 지도가 큰 힘이 됐다.

또 하나는 이상훈 코치의 강력한 카리스마에 대한 기대다. 이상훈 코치는 현역 시절 강단있는 리더십으로 후배들을 휘어잡으면서 선수단이 하나로 뭉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LG는 특유의 팀 문화가 실종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구단으로서는 선수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이상훈 코치가 일정 부분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없지 않다.

이상훈을 애타게 기다렸던 LG. 11년 동안 친정복귀를 꿈꿨던 이상훈. 그에게 부여된 구단의 특명은 단순하다. 바로 `명가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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