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수 적어 불구속 기소 방침…작년 시즌 후 마카오行

동남아 원정도박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심재철 부장검사)는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소속 임창용(39) 선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은 폭력조직 광주송정리파 행동대장 출신의 도박장 운영업자 이모(39·구속기소)씨로부터 임씨가 마카오에서 수억원의 판돈을 걸고 도박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24일 오전 9시께 임씨를 불러 사실 관계를 조사했다.

13시간에 걸친 조사에서 임씨는 원정도박 혐의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도박 액수는 수천만원대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작년 프로야구 시즌이 끝나고서 마카오로 건너간 것으로 파악됐다.

임씨가 도박한 곳은 이씨가 현지에서 운영하던 '정킷방'(현지 카지노에 보증금을 주고 빌린 VIP룸)이다. '경성방'으로도 불리는 이곳은 국내 조폭이 동남아에 개설한 정킷방 가운데 최대 규모로 알려져있다.

정운호(50·구속기소)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도 이곳에서 100억원대 상습도박을 하다 검찰에 적발됐다.

정킷방은 운영업자에게서 판돈을 빌려 도박을 하고서 한국에서 채무를 변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검찰은 임씨가 한국으로 돌아온 뒤 빌린 도박액 일부를 이씨 측에 송금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임씨의 도박액이 구속영장 청구 기준에는 못 미친다고 보고 불구속 기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임씨가 프로선수 신분인데다 혐의를 인정하는 점도 고려됐다.

도박장 운영업자 이씨는 임씨 외에 다른 유명 프로야구 선수 A씨도 자신의 고객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만간 A씨를 불러 사실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A씨는 원정도박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4월부터 기업인의 동남아 원정도박 사건을 수사해 상습도박을 한 중견·중소기업인, 정킷방을 운영한 조폭·브로커 등 26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와 별도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삼성라이온즈 소속 선수 2명이 동남아 원정도박을 한 단서를 잡고 내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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