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 “집에서는 애교 있는 아들”, 김하성 “도전적인 모습 칭찬”
혼자 온 조무근 “우리 부모님은 멀리서 보고 계실 것”

2015 KBO 신인왕은 구자욱에게 돌아갔다.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윤지원 기자]어딜 가나 어린 자식들은 부모에게 불안한 법이다. 자리한 선배들이 ‘혼자’ 참석해도 여유로운 포스를 뿜는 반면에 신인왕 후보들은 잘 차려입은 빳빳한 정장에 부모님과 대동해 자리에 앉아도 바짝 긴장한 표정이었다.

24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 케이 호텔에서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선정하는 2015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신인왕 후보로 자리한 선수들은 구자욱(삼성), 김하성(넥센), 조무근(kt) 세 명이었다. 이중 구자욱과 김하성은 부모님도 같이 참석해 같이 인터뷰 세례를 받았다.

신인왕 수장자를 발표하기 전, 세 후보들은 잠깐 소개와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경기장에서는 그리도 씩씩해 보였건만 마이크 앞에 선 선수들은 어쩔 줄 몰라 했다. 마이크가 부모님에게 넘겨지자 더욱 더 쑥스러워 하는 모습은 여느 20대 남자들과 다르지 않았다.

구자욱의 아버지는 “(구)자욱이가 원래는 축구선수였는데, 어느 날은 형제에게 골프 티샷을 시켜봤다. 형은 공을 못 맞추는 데 비해 자욱이는 한 번에 바로 맞췄다. 그래서 야구에 소질이 있겠구나 싶어서 야구를 시작했다”고 야구 입문 배경을 밝혔다. 형은 못한 것을 동생이 한 번에 성공했다는 대목에서 팬들의 함성이 터지자 구자욱은 입술을 깨물며 부끄러워했다. 팬들의 웃음이 더 커진 것은 물론이다.

이어 어머니가 “야구장에서는 무뚝하지만 사실 집에서 막내기 때문에 귀엽고 (부모에게) 잘 하는 아들이다. 애교가 많다”고 폭로하자 구자욱의 부끄러움은 더욱 커진 듯했다. 설상가상으로 신인왕 수상 소감에서 아나운서가 짓궂게 ‘막내다운 소감으로 말해보라’고 주문하자 고민하던 그는 “어머니, 아버지 사랑해요”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수상식에 같이 자리해 아들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함께한 것은 김하성의 부모도 마찬가지였다. 아들의 장점을 말해달라는 아나운서의 질문에 김하성의 어머니는 “도전적이다. 자신이 세운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대답했다. 바로 옆에서 어머니의 칭찬이 전국에 생중계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던 김하성은 많이 쑥스러운 표정으로 어색하게 서 있을 뿐이었다.

반면, 동생들과 다르게 조무근은 홀로 수상식에 참석했다. ‘혼자 앉아 있어서 외롭진 않냐’는 질문에 조무근은 “외롭진 않다. 멀리서 지켜보고 계실 거다. 항상 저를 이렇게 크게 키워 주셔서 감사하다고 생각한다”고 재치 있는 대답을 해 팬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조무근의 키는 198cm다.

2015 KBO 신인왕은 구자욱에게 돌아갔다. 구자욱은 유효투표 100표 중 60표를 쓸어가며 과반수를 훌쩍 넘은 표를 받았다. 구자욱은 지난 해 퓨처스리그 타자로 상을 받은 데 이어 1군에 정식 데뷔한 첫 시즌에 신인왕까지 따내며 저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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