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제공
[스포츠한국 조형래 기자] 몇 년 사이 롯데는 팀 내의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던 선수 대부분이 팀을 떠났다. 유출이 심각했다. 올해는 과연 다를 수 있을까.

프리미어12 대회때문에 미뤄졌던 '스토브리그의 꽃'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개장이 임박했다. 정규시즌만큼 더욱 불꽃튀는 '제2의 전쟁터'가 막을 올린다.

롯데는 최근 '제2의 전쟁터'에서 유독 패하는 일이 잦았다. 외부 FA 영입에선 어느정도 힘을 썼지만, 정작 중요한 내부 FA들의 단속에 실패하면서 전력의 약화가 가속화됐다.

2011년부터 매년 주력 선수들이 새둥지를 찾아 떠났다. 2011시즌 종료 후 '4번 타자' 이대호의 일본 무대 도전을 막지 못했다. 그리고 투수 임경완도 팀을 떠났다(당시 SK). 2012시즌이 끝난 뒤에는 김주찬(KIA)과 FA로 영입했던 홍성흔(두산)을 다시 떠나보냈다. 그리고 지난해, 비시즌 내부 파동의 여파였을까. 장원준(두산), 김사율, 박기혁(이상 kt) 등 3명의 내부 FA 모두 잡지 못했다.

일단 롯데 역시 최근 내부 FA 유출이 심각했다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롯데 운영팀 관계자는 "외부 FA도 있지만 우선은 내부 FA들의 잔류가 당연히 최우선이다"고 말하며 송승준과 심수창 모두 잔류시킬 방침을 확인시켰다.

올해 역시 롯데엔 송승준(35)과 심수창(34), 2명의 내부 FA 대상자가 있다. 특히 '롯데 그 자체'인 프랜차이즈 투수 송승준의 잔류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송승준은 지난 2007년 해외진출선수 특별지명을 통해 고향팀인 롯데 유니폼을 입고 올해까지 9시즌을 활약했다. FA 규약상의 문제 때문에 잠시 혼선이 있었지만 송승준은 FA 자격을 얻었다. 2008년 개정된 FA 규약으로 인해 송승준은 2007년 등록일수에서 6일이 모자랐다. 하지만 KBO의 유권해석으로 송승준은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었다.

송승준의 롯데에 대한 애착만큼은 유명하다. 투수진 맏형으로서 개인 성적과 함께 팀을 챙기는 솔선수범을 보였다. '꼴빠 아재(롯데의 암흑기 시절 만들어진 롯데를 일컫는 속어와 열광적인 팬을 지칭하는 말의 결합)'라는 별명이 붙을만큼 덕아웃에서도 활기가 넘쳤다.

그러나 팀에 대한 애정과는 별개로 'FA 대박'은 선수 생활에서 한 번 올까말까 하는 기회다. 송승준 입장에선 자신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미 내부 FA 유출이 심각한 롯데 입장에선 송승준마저 단속에 실패할 경우 감당할 수 없는 여론의 후폭풍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전력적인 측면에서도 송승준이 가진 존재감은 무시할 수 없다. 올해 25경기 등판해 125이닝을 던지면 8승7패 평균자책점 4.75를 기록했다. 옆구리 부상과 오른팔 굴곡근 통증으로 1군을 이탈한 시기들이 많았다. 하지만 송승준은 매년 24경기 이상 꾸준히 선발 등판을 했다. 2007년부터 9시즌 동안 소화한 누적 이닝은 단연 1위다(1356이닝). 가장 드러내기 어렵다는 '꾸준함'으로 한국에서 두각을 보였다.

그만큼 송승준이 갖고 있는 팀 안팎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그렇기에 롯데는 송승준을 잡아둬야 한다. 아울러 송승준마저 팀을 떠난다면 롯데라는 팀이 선수들 사이에선 '떠나고 싶은 팀'이라는 이미지로 완전히 굳혀질 수 있다. 팬심 역시 또 한 번 차갑게 식을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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