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KIA가 아직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 잠잠하다. 이런저런 이야기는 나오고 있지만 아직 어느 누구 하나 확정된 선수는 없다. 조용히 일을 처리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KIA는 좀 더 심사숙고하고 있다.

KIA는 현재 외국인 선수 3명의 거취를 두고 이래저래 골머리가 아프다. 우선 불펜으로 활약했던 에반 믹은 재계약이 어려울 듯 보인다. 시즌 16경기에 출전해 26.1이닝을 던지며 4승 4홀드를 기록했다. 얼핏 기록만 놓고 보면 좋아보이는 성적이지만, 시즌 막판에는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뛰지 못했다.

KIA 브렛 필. 스포츠코리아 제공
팀이 5위 경쟁을 하는 중요한 시기에 빠지면서 많은 말이 오고 갔다. 그렇게 에반은 모습을 감추었다. KIA는 일찌감치 그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다양한 선수를 모색했고 그 과정에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핵터 노에시와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금액이다. 이미 현지에서는 KIA와 노에시가 200만달러에 계약했다는 소식이 나돌았다. 200만달러라면 역대 KBO리그에서 공식적으로 가장 많은 금액이다.

두산의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이끈 니퍼트가 150만달러(약 17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KIA가 작심하고 큰 금액을 투자한다고 볼 수 있다. KBO리그에서 '빅클럽'에 속하는 KIA지만 현지에서 나온 '비공식'적인 200만달러는 금액은 계약을 하는 과정에 있어서 아무래도 부담이 갈 수 밖에 없다.

다음 시즌에 KIA에서 볼 가능성은 크지만 아직 여러 사항을 놓고 계약을 진행 중이다보니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남은 투수는 스틴슨이다. 올 시즌, 32경기에 출전해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96을 기록한 스틴슨은 '땅틴슨'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땅볼유도에 능한 맞춰잡는 피칭으로 승리를 챙겼다.

KIA 스틴슨. 스포츠코리아 제공
양현종과 더불어 팀내 두 자리 승수까지 챙기며 '원투 펀치' 역할을 소화했다. 하지만 그 역시 시즌 후반 들어 어깨가 좋지 못했다. 피로누적으로 인해 본인이 피칭을 하는데 불편함을 느꼈고, 5위 경쟁의 순간에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말 그대로 딜레마다. 10승 투수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그는 자리에 없었다.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워낙 극명한 선수다. 외국인 선수와 다음 시즌을 함께 하는데 있어서 고려해야할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안정감이다. 안정감에 있어서 스틴슨이라면 물음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한정된 틀 안에서 다른 외국인 선수를 구해오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스틴슨보다 더 잘 할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 외국인선수는 곧 긁지않은 복권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미 긁어서 확실하게 당첨이 된 복권을 두고 KIA는 새로운 복권을 고심하고 있다.

복권에 써 있는 금액이 맘에 들지 않아서일까? 지금 KIA 사정으로 보면 배부르게 사 먹을 수 있는 충분한 금액이지만 KIA는 그 이상인 '대박'을 바라보고 있다. 바로 외국인 타자 필이다. 팀내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유일하게 3할 타율을 기록했고 100타점 2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더 좋은 '대형선수'의 발굴도 가능성이 있기에 KIA는 고심하고 있다. 성적이나 인성만 놓고 보면 진작 재계약을 해도 부족한 필이지만 여전히 고민 중이다. 물론 팀에 더욱 큰 힘이 될 수 있는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그러기엔 필이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이 있기에 KIA에게도 모험이 될 수 밖에 없다.

외국인 선수는 한 시즌 농사의 결정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두산처럼 니퍼트를 제외한 외국인 선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해도 국내선수가 강하면 우승까지 할 수 있다. 하지만 KIA는 사정이 다르다. 국내선수가 약하다보니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절실하다.

김기태 감독을 필두로 팀 리빌딩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는 KIA지만, 이제 2년 차다. 성적에 대한 부담감도 생길 수 밖에 없는 시즌. 그렇기에 KIA 역시 외인 선수를 두고 여전히 고심하고 또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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