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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만(타이베이)=박대웅 기자] 결국 김인식 감독의 선택은 장원준(30·두산)이었다. 장원준이 과연 한국 야구대표팀에게 첫 승을 안기는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1일 대만 타오위안 구장에서 도미니카 공화국과 프리미어12 조별 라운드 2차전을 치른다.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0-5로 영봉패를 당한 한국으로서는 도미니카를 제물로 반드시 승리를 가져갈 필요가 있다. 조별 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세계랭킹 2위 미국과 맞붙기 때문에 이에 앞서 김 감독이 목표로 했던 3승을 따내기 위해서는 빠른 분위기 전환이 필수적이다.

김인식 감독은 지난 10일 티엔무 구장에서 열린 공식 훈련을 지휘하던 중 마지막까지 2차전 선발투수에 대해 말을 아낀 바 있다. 이대은 또는 장원준 가운데 한 명을 선봉장으로 앞세우고, 1+1 선발 카드를 계획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는 했으나 정보 노출을 우려해 10일 오후 도미니카-미국전 이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의 절차에 따라 2차전 선발을 도미니카와 동시에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결국 고심 끝에 꺼낸 카드는 장원준이었다. 사실 쿠바와의 서울 슈퍼시리즈만을 놓고 보면 김광현과 개막전 선발을 다퉜던 이대은(당시 4이닝 퍼펙트)에게 좀 더 무게가 쏠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1차전 패배에 대한 부담을 극복해낼 배짱에서 장원준이 보다 후한 점수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장원준은 올시즌 KBO리그에서 12승12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이번 대표팀 명단 내에서는 김광현과 차우찬 다음으로 많은 이닝(169.2이닝)을 소화할 만큼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장원준은 주자가 없을 때 피안타율 2할9푼으로 다소 아쉬운 수치를 남겼으나 주자가 있을 때 피안타율 2할7푼1리, 득점권에서는 2할3푼2리까지 수치가 떨어졌다. 위기에 강한 면모를 나타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불안한 모습도 노출했지만 비교적 오랜 이닝을 책임질 수 있다는 점, 고비 상황에서 오히려 더욱 강한 집중력을 발휘한다는 점은 현재 대표팀 선발로서 가장 필요한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오는 12일 베네수엘라와의 3차전이 오후 12시에 열린다는 점에서도 불펜진을 아끼기 위해 6이닝 내외를 안정적으로 끌고 갈 선발투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밖에 장원준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줄곧 맹활약을 펼치며 큰 무대에서의 능력까지 검증받았고, 도미니카에 우타자가 다수 포진됐다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으는 부분이 있다.

4년 84억원의 몸값에 걸맞은 활약은 이미 두산에서도 충분히 선보였다. 이제 장원준이 이같은 품격을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계속해서 이어갈 채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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