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대만 티엔무 구장에서 열린 대표팀 공식훈련에 앞서 포스팅에 성공한 미네소타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는 박병호. 대만(타이베이)=박대웅 기자
[스포츠한국 대만(타이베이)=박대웅 기자] 넥센 박병호(29)는 포스팅 승리팀이 미네소타 트윈스로 결정된 것에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프리미어12에 출전하고 있는 박병호는 10일 오후 대만 티엔무 구장에서 열린 공식훈련에서 "(미네소타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잘 준비를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훈련에서 취재진들의 관심은 온통 박병호에게 집중됐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미스터리가 10일 새벽 마침내 풀렸기 때문. 박병호를 위해 1,285만 달러(약 146억원)를 입찰한 팀은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의 미네소타로 드러났다. 보스턴 레드삭스, 텍사스 레인저스 등 유력 후보들이 포스팅 경쟁에서 줄줄이 탈락한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미네소타가 독점 계약 교섭권을 얻게 됐다.

다소 의외의 상황으로도 볼 수 있지만 ESPN 미네소타 관련 칼럼니스트 대런 울프슨에 따르면 박병호를 16살 때부터 지켜볼 만큼 그동안 많은 관심을 가졌던 팀이 바로 미네소타다. 포스팅 금액에서도 알 수 있듯 뚜렷한 신뢰가 나타나기 때문에 박병호가 꿈을 펼치기에는 모자람이 없는 곳이기도 하다.

단 포지션 경쟁에 대해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미네소타 테리 라이언 단장은 지역 언론인 파이오니어 프레스에 "1루수로 뛸 수 있고 3루수도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팀에서는 1루수보다 지명타자가 더 적합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팀 1루수로 활약 중인 조 마우어가 공격에서 하향세가 뚜렷한 편이나 여전히 팀을 대표하는 간판 스타일 뿐 아니라 미겔 사노 역시 1루수로 뛸 수 있는 자원. 지명타자 자리를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박병호지만 결국 좀 더 안정적인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1루수 경쟁이 불가피하다. 박병호는 오는 12월9일 오전 7시까지 연봉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들과 짧은 인터뷰를 가진 박병호는 "꿈이 이뤄진다는 생각에 신기했다"며 운을 뗀 뒤 미네소타가 포스팅 경쟁에서 승리를 차지한 부분에 대해서는 "에이전트 쪽의 이야기를 그동안 들어봤는데 (미네소타는) 나 역시 생각하지 못한 팀이었다"며 미소를 드러냈다.

미네소타에 대해서는 "우선 포스팅 비용을 많이 적어낸 팀이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앞으로 야구를 하는 데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박병호는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남은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마음가짐을 함께 전했다.

포지션 경쟁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박병호는 "주포지션이 1루수이기 때문에 가장 좋은 길은 역시 메이저리그에서도 1루수로 뛰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을 잘 모르기 때문에 지명타자로 나서더라도 준비를 잘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네소타가 작고 조용한 곳이지만 예전부터 오히려 그런 곳을 좋아했다. 환경적인 부분에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며 "막상 구장에 가봐야 실감이 날 것 같다. 하지만 어디에서 야구를 하든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연봉 협상 등 막바지 조율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박병호는 "사실 새로운 곳에서 다시 시작하기 때문에 자존심 문제까지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연봉에 대해서는 에이전트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은 언급하기가 다소 껄끄럽다"며 수줍게 그라운드로 발길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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