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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윤지원 기자] 한국 경제를 꽁꽁 얼린 IMF 시대, 한국인들에게 그나마 위안을 주던 것은 ‘박 남매’ 박찬호(42)와 박세리(32)였다. 전설적인 선수들과 나란히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던 박찬호와 까만 다리와 하얀 발목을 내놓고 연못에서 공을 치던 박세리의 모습은 국민적으로 지친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됐다.

어려운 시기 국민에게 응원이 됐던 박 남매는 은퇴하고 나서도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박찬호는 지난 8일 열린 프리미어 12 개막 한일전에서 시구자로 나서 시속 101km의 공을 뿌렸다. 그러나 박찬호의 승리 기원 시구에도 불구하고 한국 대표팀은 일본에 0-5로 완패하고 말았다.

이에 박찬호는 10일 SNS를 통해 “삿포로 한일야구경기를 봤다. 5-0 한국 완패. 결과의 아쉬움을 만든 게 아닌 한국야구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만든 건 아닐까… 우리가 깨달아야 할 현실과 숙제는 무엇일까…”란 글을 남겼다. 충격적인 패배 이후 한국 야구 수준에 대한 반성과 자성의 목소리가 높은 지금, 야구계의 대선배가 느끼는 걱정은 결코 가볍게 넘겨들을 만한 것이 아니다.

한편, 박찬호는 한때 미국 야구기자회(BBWAA)가 선정한 2016 명예의 전당 투표 후보로 선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컸다. 그러나 MLB닷컴이 10일 발표한 후보 명단에 예상 외로 누락됐다. 박찬호는 1994년~2010년 미국에서 활약해 ‘메이저리그에서 10시즌 이상 활약한 선수 중 최근 5년 이상 미국 프로야구에서 뛰지 않은 선수'인 입회 후보 자격을 갖췄다.

이에 지난 1월 7일 MLB닷컴은 박찬호를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오를 자격을 가진 25명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기도 했다. 박찬호가 명예의 전당에 후보에 들 경우,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선수 출신으로는 노모 히데오(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후보로 등록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후보군에 드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세계 야구사에 쟁쟁한 이름들과 나란히 할 위치에 근접했다는 것만으로도 박찬호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한 그가 한국 야구계에 던지는 숙제에 대해 진지하게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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