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역대 KBO리그 최고의 강타자를 두고 미국에서는 어떤 평가를 내릴까?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넥센 박병호에 대한 포스팅(비공개경쟁입찰)을 7일 오전에 마감한다. 박병호를 영입하기 위해 움직인 구단과 포스팅 금액은 곧바로 한국야구위원회(KBO)로 전달된다.

KBO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넥센에 포스팅 구단과 금액을 알려주게 된다. 주말이 겹쳐있어 정확한 시점은 예상하기 어렵지만 아무리 늦어도 10일 이전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어쨌든 가장 궁금한 것은 팀과 금액이다. 시즌 내내 10개 팀 이상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목동구장을 찾아 박병호의 경기를 지켜봤다. 그를 지켜본 모든 구단이 포스팅에 참여할지는 미지수지만, 대략 4~5개 구단은 마음 먹고 금액을 써낼 것으로 보인다. KBO를 통해 넥센이 구단과 금액을 알게 된 후, 받아들이겠다고 결정하면 그때 구체적인 사항들이 드러난다.

이미 넥센은 포스팅 경험을 가지고 있는 팀이다. 지난 시즌, 넥센은 500만 2,015달러의 금액을 써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강정호를 보내면서 사실상 기준점을 정했다. 최소 500만 달러라는 상한선이 있기 때문에 그 이하의 금액이 나온다면 넥센은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박병호와의 교섭권을 따내는 것은 단 한 팀이다. 금액이 많든 적든 경쟁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을 써내는 팀이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다. 그렇기에 어느 정도의 금액이 나올지는 쉽게 예상할 수 없다. 설령 다른 포스팅에 참여한 10개 팀이 평균적으로 500만~700만 달러를 적어내도 한 팀이 1,500만달러를 적어내면 박병호의 시장 몸값은 1,500만 달러가 된다.

이미 500만달러의 아주 저렴한 금액으로 미국에 진출한 강정호의 활약이 있기 때문에 같은 리그에서 2년 연속 50홈런을 쳐낸 박병호의 몸 값은 1,000만 달러 이상으로 크게 뛸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지금 쏟아지고 있는 예상 금액에 다소 거품이 끼었다는 평가도 배제하기 어렵다.

유격수 및 다른 내야도 소화가 가능한 강정호와 달리 박병호는 1루수라는 포지션에 한정되어 있다. 물론 3루도 가능하지만 수비적인 면에서 박병호를 크게 기대할 팀은 많지 않다. 한국에서 풀타임 주전 유격수로 뛰었던 강정호도 결국 미국에서는 3루를 번갈아 뛰었다. 사실상 주전 유격수로는 수비에 한계점이 일정 부분 드러났다고 봐도 틀리지 않다.

강정호와 비슷한 금액이 나와도 이상할 것이 없다. 하지만 또 하나 염두에 둘 부분 역시 강정호다. 4년간 보장금액 1,100만달러에 추가 1년 옵션 550만달러로 피츠버그과 계약했던 강정호다. 하지만 126경기에 출전해 15홈런을 쳐내면서 그는 리그를 대표하는 '저비용 고효율'의 대명사가 됐다.

타격에서는 강정호보다 한 수위의 박병호다. 40홈런을 쳐낸 강정호지만 박병호는 지난 시즌부터 2년 연속 50개가 넘는 홈런을 쳐냈다. 이미 현지 언론에서도 박병호를 '순수한 힘(RAW POWER)'을 갖춘 선수로 평가했다. 결국 박병호를 원하는 구단이 가장 바라는 것은 타격이다. 나이도 많은 편이 아니고 전성기를 달리고 있기에 흥미를 가질만한 선수임은 분명하다.

'강정호' 거품을 쏙 빼고 말한다면 500만달러 전후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거품'을 최대한 품어내면 1,000만달러 이상도 가능하다. 당장 미국에 와서 뛴다고 해도 30홈런 100타점을 기대하기는 무리지만, 1루 자원이 빈약한 팀에서는 화끈하게 금액을 뿌릴 수도 있다. 이미 텍사스, 보스턴 같은 '큰 손' 구단이 움직였고 시애틀, 세인트루이스, 휴스턴, 피츠버그 등, 여러 구단이 눈치를 보고 있다. 과연 박병호를 선택한 구단, 그리고 그 금액은 어느 정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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