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각 팀을 대표하는 핵심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상대팀과의 맞대결에 앞서 최고의 시너지를 위한 내부 경쟁 역시 그만큼 치열할 수밖에 없다. 대표팀을 이끄는 김인식 감독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한국 야구대표팀은 오는 4일과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쿠바와의 2015 서울 슈퍼시리즈를 통해 전력 점검을 최종적으로 마친 뒤 일본으로 출국, 프리미어12 일정에 본격 돌입한다.

한국시리즈 일정이 5차전에서 모두 마무리됐으나 ‘완전체 멤버’가 모두 모여 호흡을 맞춰볼 시간은 여전히 부족하다. 때문에 마운드의 보직 및 베스트 라인업에 대한 결정 역시 쿠바와의 두 차례 맞대결을 통해 가려질 전망. 이미 대표팀 내에서도 핵심 중의 핵심 자원으로서 자리를 굳힌 선수들이 있지만 마지막까지 선의의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격전지도 많다.

리드오프도 이 가운데 하나다. 공격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곳은 단연 클린업 트리오지만 김현수, 이대호, 박병호가 각종 기록 및 경험 등 다방면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힌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나성범 정도가 세 선수를 위협할 수 있는 자원으로 꼽힌다. 오히려 공격의 첨병 역할을 맡게 될 톱타자를 건 경쟁이 더욱 치열할 전망.

한화의 테이블 세터 정근우(좌)와 이용규(우). 한화 이글스 제공
대표팀의 1번타자로 가장 유력한 후보군은 이용규, 정근우, 민병헌. 김인식 감독의 입에서 직접 언급된 부분이기도 하다.

먼저 이용규는 3명의 선수 중에서 올시즌 1번으로 가장 많은 타석(458타석)에 들어선 경험이 있다. 시즌 성적 역시 타율 3할4푼1리(전체 6위) 4홈런 42타점 94득점 출루율 4할2푼7리 28도루로 훌륭했다. 커트 능력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상대 투수를 초반부터 괴롭히는 부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정근우는 이용규가 부상으로 빠진 동안 한화의 톱타자 자리를 훌륭히 수행했다. 시즌 타율 3할1푼6리 12홈런 66타점 99득점 출루율 4할3리 21도루를 기록했으며, 특히 1번(170타석)에서 나왔을 때 타율 3할4푼5리 출루율 4할2푼9리로 더욱 좋은 모습을 드러냈다. 좀 더 확실한 펀치력을 기대한다면 정근우를 1번에 배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경쟁자들과 비교해 경험은 다소 떨어지지만 한국시리즈까지 꾸준하게 좋은 감각을 이어온 민병헌도 강력한 리드오프 후보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민병헌은 ‘신개념 리드오프’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킬 만큼 전형적인 1번과는 다소 거리가 있으나 장타력에 대한 기대치는 가장 높다. 올시즌에는 정근우에게 장타율 자체로는 다소 밀린 것도 사실이지만 1번타자로서 득점권 타율이 3할5푼2리에 달했고, 가장 많은 타점을 쓸어 담기도 했다. 국가대표팀은 하위 타선 역시 충분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주자를 쌓아줄 수 있다면 1번 민병헌이 진가를 드러낼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또한 가장 최근 국제대회인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리드오프 역할을 책임졌다는 점, 한국시리즈를 치르면서 좋은 타격감을 이어온 점도 민병헌이 가지고 있는 유리한 요소다.

이 밖에 대표팀의 1번으로 나설 확률은 다소 떨어지지만 손아섭도 올시즌에는 롯데에서 3번이 아닌 1번으로 가장 많은 299타석에 들어섰으며, 타율 3할3푼1리로 정규시즌 전체 타율(0.317)보다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1번에서의 득점권 타율(0.392)은 오히려 민병헌보다도 높은 수치를 남겼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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