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서재응(38), 최희섭(36).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KIA의 베테랑 최희섭(36)과 서재응(38)의 향후 거취와 관련된 이야기가 불거지고 있다.

KIA는 지난 20일 두 선수에 대해 "최희섭은 은퇴를 희망, 서재응은 현역 연장의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아직 여러 절차가 남았지만 다음 시즌, 두 선수가 나란히 KIA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허리부상으로 인해 시즌 초반, 1군에서 제외된 최희섭은 자신의 거취를 구단에 일임, 사살상 현역 은퇴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최희섭은 42경기에 출전해 125타수 32안타 타율2할5푼6리 6홈런 20타점을 기록했다.

잦은 부상으로 인해 오랜 기간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최희섭이다. 하지만 올 시즌, 새롭게 부임한 김기태 감독의 지휘 하에 몸을 만들며 재기를 꿈꿨다. 하지만 5월이 마지막이었다. 사구로 인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최희섭은 시즌 막바지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고질적인 허리부상이 끝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시즌 내내 저조한 타격으로 고생이 많았던 KIA다. 팀의 4번 타자 나지완은 시즌 내내 부진에 시달리며 제 몫을 해주지 못했고, 필과 이범호를 제외하면 정규타석을 채운 선수는 없었다. 한 방을 날려줄 수 있는 거포가 절실했던 KIA였다. 그래서 최희섭에게 기대가 컸다. 하지만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2007년, KIA 유니폼을 입은 최희섭은 팀의 중심타자로 꾸준히 활약했다. 팀이 10번째 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 그는 131경기에 출전해 435타수 134안타 타율 3할8리 33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며 김상현과 함께 'CK포'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이후, 최희섭은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했고 출전 경기 수는 매년 줄어들었다. 부상이 항상 그를 괴롭혔고 시즌 초반에만 잠시 나타났다가 조용히 1군에서 모습을 감추는 패턴이 이어졌다. 팬들 역시 최희섭을 '함평 등산가'라고 부를만큼 그의 입지는 확연하게 좁아졌다.

2015시즌을 앞두고 구단에 연봉을 백지위임, 다시 부활을 다짐했지만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중심타선에는 김주찬, 필, 나지완, 이범호 같은 주축 선수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게다가 그의 포지션인 1루수 자리에는 확고한 주전이자 팀의 '효자용병' 필이 있었다. 그렇게 최희섭은 지난 5월 29일을 마지막으로 1군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했다.

타석에서 최희섭이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면 마운드에서 서재응 역시 아쉬움이 남는 모습을 보여주였다. 올 시즌, 그는 모두 9경기에 출전해 1승 4패, 평균자책점 4.95을 기록했다. 시즌 초, KIA는 양현종, 스틴슨, 험버를 주축으로 젊은 투수 임준혁, 임기준 등으로 선발진을 구축했다.

대신 5선발 자리를 두고 서재응이 활약해주길 기대했다. 특유의 제구력은 나쁘지 않았지만 예전만큼 구속은 나오지 못했다. 130km대의 직구로는 1군에서 살아남기 힘들었다. 열흘 정도의 기간을 두고 몸 상태를 끌어올려 로테이션에 합류, 선발로 간간히 출전했지만 구위 저하로 인해 끝내 1승만을 챙기는데 그쳤다.

서재응의 빈 자리는 다른 젊은 선수들이 채워갔다. KIA는 평균자책점 리그 1위인 '에이스' 양현종과 시즌 9승을 챙긴 임준혁을 비롯, 임기준, 유창식, 홍건희, 박준표, 박정수 등 새로운 얼굴로 남은 선발 로테이션을 돌렸다.

중간투수 자리는 한화에서 이적한 김광수가 활약했고 심동섭, 최영필의 뒤를 이어 마무리 윤석민이 마운드를 책임졌다. 그렇게 서재응은 지난 8월 17일 잠실 LG전에서 선발로 나와 3.2이닝 2실점을 마지막으로 시즌을 마무리 했다.

'컨트롤 아티스트'라 불리며 칼날 같은 제구력으로 미국에서 활약했던 서재응은 2008년부터 KIA 유니폼을 입고 팀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2010년과 2012년에 각각 9승을 따내며 팀 주축 선수로 뛰었지만 2013년부터 조금씩 페이스가 떨어지며 19경기, 2014년은 16경기, 그리고 2015년에는 9경기 출전에 그치게 됐다.

전성기가 지난 두 선수였다. 실력이나 체력적인 부분에 있어서 밀리는 것이 당연했다. 자연스레 두 선수의 입지는 좁아질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올 시즌, 두 선수의 빈 자리는 젊은 선수들이 채워갔고 팀은 5강 경쟁의 마지막 불씨를 이어가며 예상 외의 선전을 보여주었다.

팀 전력이 약하다는 평을 극복, 시즌 7위로 마감하며 팀 리빌딩 첫 시즌치고 나쁘지 않았다는 후한 평가가 이어졌다. 팀 체질 개선에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구단 역시 지금이 적절한 기회라고 여겼다. 그리고 두 선수의 은퇴와 관련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최희섭은 은퇴를 희망했고, 서재응은 '한 시즌 더'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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