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부산=조형래 기자] 롯데 조원우(44)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닥친 난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을까.

롯데 조원우 신임 감독은 16일 정식 취임식을 갖고 롯데의 사령탑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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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원우 감독이 부임하자 마자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그리 녹록치 않다. 팀의 주축 선수인 손아섭과 황재균이 14일과 15일, 차례로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하면서 구단과 조원우 감독의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두 선수 모두 미국 무대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던 것 만큼 구단이 이들에게 길을 터줄 수 있다. 황재균이 8년차, 손아섭이 7년차 시즌을 보내면서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구단 동의 아래 미국 도전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KBO 규약 자체가 이들의 동시 진출을 막고 있다. KBO 규약 104조 '외국 프로구단에 대한 선수계약의 양도 등'에 따르면 '①구단은 KBO에 현역선수로 최초 등록한 후 7시즌 이상을 활동한 선수에 대하여 총재의 사전 승인을 얻어 외국 프로구단에 해당선수와의 선수계약을 양도할 수 있다. ②제1항에 따라 외국 프로구단에 양도할 수 있는 선수는 1년에 1명으로 한다.'고 나와있다. 즉, 롯데는 손아섭과 황재균 중 한 명만 포스팅시스템 응찰을 승인할 수 있다.

조원우 감독 입장에서도 이제 막 롯데 감독으로 첫 발을 내딛은만큼 2016년 안정적인 시즌을 위해서 이들이 필요하다,

조 감독은 취임식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두 선수 모두 훌륭하기 때문에 감독으로서 훌륭한 선수와 당연히 함께하고 싶다. 하지만 선수의 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행사 이후 손아섭, 황재균과 면담을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조 감독에겐 두 선수와의 면담이 롯데 감독으로서 최우선 일정이었다.

이후 조 감독은 손아섭과 황재균을 함께 만나 구단의 상황을 설명하며 두 선수에 당부의 말을 전했다. 조 감독은 "손아섭과 황재균과 만나서 '구단이 어쩔 수 없이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의 상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실망하고 좌절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말해줬다"고 했다.

그러자 손아섭과 황재균은 "구단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대답했다며 조 감독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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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구단 내에서도 스스럼 없이 농담을 주고 받는 절친한 사이인 두 선수의 우정이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조원우 감독의 당부였다.

이날 손아섭과 황재균, 두 선수의 표정은 다소 굳어 있었다. 이날 구단과 면담 예정인 황재균은 물론 손아섭 역시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거절했다. 신임 감독의 취임식에 자신들에 관심이 쏠리는 것을 경계했다.

조원우 감독 뿐만 아니라 롯데 구단에서도 고민이 크다.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두 선수를 최대한 설득해야 한다. 난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롯데 프런트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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