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PS 13타수 무안타 기록하다 13일 준PO 3차전 멀티히트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3일 오후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5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 두산 베어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 7회말 2사 1루에서 넥센 유한준이 우중간에 타구를 보내고서 2루를 향해 달리고 있다. 2015.10.13 saba@yna.co.kr
유한준(34·넥센 히어로즈)은 생애 최고 해를 보냈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가 13일에 끝났다면, 마무리가 개운하지 않을 뻔했다.

유한준은 정규시즌에서 188안타를 치며 최다 안타 1위에 올라 생애 첫 개인 타이틀을 차지했다.

포스트시즌에 돌입하니 배트가 차갑게 식었다.

7일 SK 와이번스와 펼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도 7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13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1회와 3회 연속 범타로 물러났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유한준을 5번타자로 고정했다.

한국 최고의 거포 박병호 뒤에 정확도를 갖춘 유한준을 배치해 '타선 폭발'을 노렸다.

하지만 유한준이 침묵하면서 두산 투수진은 '볼넷'을 각오하고 박병호와 맞섰다. 박병호도, 유한준도 힘겨운 싸움을 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 5회부터 달라졌다.

2-0으로 앞선 5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한 박병호가 좌전안타를 쳤다.

두산 불펜 노경은이 폭투를 범해 박병호는 2루까지 갔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13타수 무안타에 허덕이던 유한준은 노경은의 포크볼을 공략해 좌전 안타를 쳤다.

넥센은 유한준의 안타로 무사 1, 3루 기회를 이어갔고 김민성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얻었다.

7회말 2사 후, 박병호가 볼넷으로 출루하자 유한준은 진야곱의 초구 직구를 공략했다. 타구를 빠르게 2루수 옆을 지나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를 향했다.

두산 중견수 정수빈이 공을 더듬는 실책까지 범해 1루주자 박병호는 홈에 들어왔다. 염 감독이 '박병호+유한준 조합'을 구상하며 머릿속에 그린 가장 이상적인 결과였다.

유한준은 '소리없이 강한 선수', '꾸준한 선수'로 불렸다.

칭찬이기도 했지만 유한준은 이를 '특징 없는 선수'란 혹평으로 받아들였다.

유한준은 "나는 특징 없는 선수라는 반성을 한 후 근육을 키웠고, 근육량이 늘다 보니 타구가 조금 더 멀리 가고, 타구에 힘도 실렸다"고 설명했다.

올해 유한준은 생애 처음으로 팬 투표로 올스타전 무대를 밟았고, 프리미어 12 대표팀에 뽑혀 프로 선수가 주축이 국제무대에 처음 나선다.

2006년부터 포스트시즌을 경험했지만 늘 조연이었던 유한준이 올해 가을에는 주목받는 타자로 발돋움했다.

그의 성적에 따라 팀 분위기도 바뀐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잘 치고 싶다"는 짧고 강렬한 각오를 전한 유한준이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팀 분위기를 바꿨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