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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조형래 기자] 목동의 하늘 아래 넥센이 다시 비상하기 시작했다.

넥센은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에서 5-2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넥센은 기사회생하며 시리즈 전적을 1승2패로 만들었다.

잠실 1,2차전을 모조리 내준 넥센. 한 번만 더 패한다면 넥센은 올시즌 야구를 마감해야 했다. 그러나 막연했던 '가정'들이 모두 긍정적인 방향으로 터져줬다.

벼랑 끝에서 무거운 짐을 지고 마운드에 오른 밴헤켄은 7.2이닝 동안 107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2실점 역투로 희망을 되살렸다. 올시즌 거둔 15승 중 9승(1패 평균자책점 3.41)을 목동에서 만들어 낸 밴헤켄은 '목동 극강'을 포스트시즌에서도 확인시켰다. 비록 8회 30개의 공을 던지며 이닝을 마무리 짓지 못했지만 7회까지 77개의 공만 던지며 완봉 페이스를 보이며 마운드를 최대한 길게 이끌었다.

밴헤켄이 '이닝 먹방'은 불펜진에 하루 달콤한 휴식을 줬다. 조상우만 1.1이닝 23구(2탈삼진 무실점)를 던지며 불펜진 소모를 최소화했다. 조상우도 등판하지 않았더라면 금상첨화였지만 2-5로 쫓기는 8회초 2사 1,2루라는 상황상 최고의 '필승카드' 조상우의 등판은 불가피했다. 그러나 일단 넥센은 승리도 챙겼고 투수진에 휴식도 안겼다.

타선 역시 목동에서 기지개를 켰다. 잠실구장에서 열린 1,2차전에서 워닝트랙에서 잡히는 아까운 타구들로 탄식을 자아냈던 넥센 타선이었다. 하지만 '목동 활용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넥센 타자들은 목동에서 자신들의 강점인 공격력을 극대화시켰다. 서건창과 김하성의 홈런(각각 비거리 120m)는 잠실구장이라면 홈런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타구들이었다.

아울러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모두 침묵을 지키며 우려를 낳았던 유한준이 침묵을 깨고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활약했다. 5번에 위치한 유한준의 활약은 중심타선과 하위 타선을 연결시키는 유기적인 연결고리에 윤활유를 칠하는 결과를 낳았다. 7회 2점을 만든 과정 모두 유한준이 중간에서 2루타를 때려내면서 시작됐다.

이날 주전 라인업에 든 이택근(3타수 무안타 1볼넷)과 박동원(3타수 1안타)만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을 뿐 넥센 타선은 이날 10안타를 몰아치면서 홈에서 자신들만의 야구를 펼쳤다. 타격감 회복은 염경엽 감독은 물론 넥센 전체가 기다리고 바랐던 것이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넥센 염경엽 감독 "오늘은 타선이 터져줘야 한다. 그래야 전체적으로 뚫린다"고 말하며"버티는 야구가 아닌 터지는 야구를 통해서 이겨야 다음 경기에서도 선수들의 부담이 줄어들고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넥센은 이날 염 감독이 말한대로 어느 정도 타선이 터져주면서 1,2차전 동안 묵혀뒀던 응어리를 풀었다. 목동에서 자신들의 강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여기에 목동에서 승리의 아이콘이었던 에이스 밴헤켄이 에이스다운, 승리의 아이콘다운 투구를 펼치며 선수단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목동의 하늘 아래서 넥센은 다시 기력을 회복했다. 이제 2년 전 2013년 준플레이오프 리버스 스윕의 악몽을 되갚기 위해 반격을 시작했다. 그리고 3차전을 통해 넥센은 시리즈의 시나리오를 다시 써내려가기 위한 시금석을 놓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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