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늘어난 경기 수만큼이나 다사다난한 시즌이었다. 2015 KBO리그가 그 어느 때보다 길었던 팀 당 144경기, 전체 720경기의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치열했던 순위 싸움이 막판까지 이어지면서 다수의 팬들을 들썩이게 했지만 올시즌에는 특히 각종 사건 사고, 화제의 장면, 다채로운 기록들이 수없이 쏟아져 더욱 큰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3월28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192일 동안 그라운드 안팎을 수놓았던 다양한 이슈들을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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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한화 열풍

올시즌 KBO리그 흥행의 중심에는 한화가 있었다.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부터 수많은 팬들의 시선이 집중됐던 한화는 비시즌 내내 지옥 훈련을 이어갔으며, 시즌 돌입 이후에도 초반부터 총력전을 펼쳐 암흑기 탈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결국 한화는 전반기까지 수많은 역전 드라마를 제작, 중독성 있는 야구를 선보이며 ‘마리한화’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 이 과정에서 한화는 21차례의 홈 매진을 비롯해 구단 역대 최다 관중을 불러 모으는 성과를 남겼다.

하지만 한화는 후반기 들어 힘이 급격히 떨어지며 궁극적인 목표였던 가을 무대를 밟는 데 실패했다. 때문에 시즌에 대한 평가 역시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는 가운데 ‘마리한화’ 열풍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을지를 확인하는 시험 무대는 바로 2016시즌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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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메이커’ 김기태 감독

KIA 김기태 감독은 지나친 열정으로 인해 몇 차례 이색적인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4월15일 잠실 LG전에서는 상대 수비가 3피트 라인을 벗어난 점에 대해 항의를 하던 중 2루 베이스에 그대로 드러눕는 모습으로 ‘눕기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고, 5월13일 광주 kt전에서는 3루수 이범호를 홈플레이트 뒤에 배치하는 수비 시프트로 모두를 어리둥절케 했다. 7월8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12회초 투수 타석에 투수인 스틴슨을 대타로 내세우는 선택을 내리기도 했다.

이처럼 이슈 메이커로서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던 김 감독이지만 그는 올시즌 본인만의 뚝심과 리더십을 발휘해 약체로 평가받았던 팀을 마지막까지 5강 경쟁권으로 이끌었고, 젊은 피들을 대거 발굴해내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

박대웅 기자
▶ 메르스 사태

올시즌 KBO리그는 사상 첫 800만 관중 돌파를 목표로 야심찬 출발을 알렸지만 아쉽게도 이 꿈을 이뤄내지 못했다. 지난 6월 전국을 휩쓴 메르스(중동 호흡기 증후군) 여파가 컸다. 실제 전염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6월 평균 관중 8,250명을 기록, 5월 대비 무려 35%나 급감했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가 비교적 빠르게 진정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시즌 막판까지 선두 및 3위, 와일드카드 등 각 구간별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지면서 관중 수 역시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결국 2012년 715만6,157명을 넘어 736만529명으로 역대 최다 관중을 불러 모으는 성과를 남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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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란의 사건은 더 이상 그만

올시즌 역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좋지 못한 사건들이 많았다. 4월12일 한화와 롯데의 맞대결에서는 김성근 감독의 빈볼 지시 논란이 벌어졌으며, 5월27일 두산과 NC전에서는 벤치 쪽에서 야구공을 투척한 민병헌 대신 장민석이 대리 퇴장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해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음주사태와 약물 파동에서도 여전히 자유롭지 못했다. LG는 전반기 정찬헌에 이어 후반기에는 정성훈까지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밝혀져 팬들을 실망감에 빠뜨렸고, 한화 최진행 역시 도핑 양성반응으로 30경기 출전 정지를 받아야 했다. 사태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지 못하는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 역시 높아져갔다.

SAFE 캠페인이 정착되고 있는 시점에서 관중들 역시 선수들을 향한 욕설 및 오물 투척을 거리낌 없이 시도하는 등 성숙하지 못한 응원 문화 역시 아쉬움을 남겼다. 2016시즌에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장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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