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목동=조형래 기자] 사상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올해 KBO 리그 포스트시즌에서 처음 도입된 와일드카드 결정전. 처음으로 시행된 제도를 맛보게 된 팀은 넥센과 SK가 됐다.

사상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7일부터 목동구장에서 2전 2선승제로 열리게 된다. 4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한 넥센과 5위로 간신히 포스트시즌 티켓을 얻게 된 SK는 말 그대로 '벼랑 끝 승부'를 펼친다.

우선 4위 넥센이 먼저 1승을 안고 시작한다. 넥센은 7일 열리는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거나 무승부만 거둬도 준플레이오프에 오른다. 하지만 SK는 1패를 떠안은 채 시작하기 때문에 7일 경기를 잡은 뒤 이튿날 열리는 8일 경기까지 모두 잡아야만 준플레이오프로 갈 수 있다.

넥센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지만 SK 역시 치열한 5강 승부의 지옥에서 돌아온 만큼 피튀기는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단기전이라는 특성이 더해져 많은 점수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양 팀의 공통된 의견이다.

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미디어데이가 시작하기에 앞서 넥센 염경엽 감독과 대표 선수 이택근, 박병호, 그리고 SK 김용희 감독과 대표 선수 조동화와 정우람은 "몇 점 이내의 승부가 펼쳐질 것인가"라는 공통 질문에 나란히 손가락을 펴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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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가장 많이 나온 숫자가 '3'이었다. 3점 이내의 승부가 날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 김용희 감독과 염경엽 감독은 모두 손가락 3개를 펼쳤고 넥센 박병호 역시 숫자 3을 표시했다. 넥센 이택근과 SK 정우람은 2점, 조동화가 가장 많은 점수인 5점 차 경기를 내다봤다.

큰 점수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넥센 이택근은 "점수가 많이 나지 않을 것이다. 수비나 세밀한 부분에서 결정이 날 것이다. 누가 실수를 덜 하느냐에 대한 싸움이다"고 말하며 단기전에서 작전과 수비력, 팀 플레이 등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양 팀은 올시즌 시작 전 정규시즌에서 거둔 성적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둘 것을 예상했다. 하지만 모두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아쉬운 정규시즌을 보낸 것은 사실이다. 올시즌을 시작할 때 팬분들과 구단, 선수들 모두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있었지만 시즌 치르면서 여러가지 어려움도 있었고 감독이 부족함도 있었다. 조금은 아쉽게 어렵게 포스트시즌을 맞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SK 김용희 감독 역시 "부침이 심했던 한 해였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아쉽고 준비 많이 했지만 팬들 성원에 보답 못했고 한 마디로 모자람이 많았던 한해라고 생각한다"고 올시즌을 되돌아봤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들을 잊고 이제는 눈 앞에 닥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신경을 써야 한다. 아무래도 1경기만 잡아도 되는 넥센 입장에서는 7일 열리는 1차전에서 승부를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이택근은 "정규시즌에서 주장이자 고참으로 팀에서 빠져 있던 것이 미안하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정규시즌의 미안함을 달랠 수 있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솔직히 첫 경기에서 끝내고 싶다. 그것 말고는 당장의 목표는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박병호 역시 마찬가지. 박병호는 " 첫 경기 잡아서 끝내고 싶다. 정규시즌 아쉬운 부분들 때문에 첫 경기에서 책임감과 절실함을 가지고 첫 경기에서 승리로 마무리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절대 1경기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것이 SK의 입장이다. 주장 조동화는 "2년 동안 가을야구 진출 못했다. 열심히 막판에 선수들 뭉쳐서 가을야구 진출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한해를 돌아보면 이런 저런일들 많았지만 가을야구 진출해서 저희가 처음에 목표했던 위로 갈 수 있도록 뭉쳐 있다. 분위기 좋다"면서 "미디어데이 오기 전에 와이프가 짐을 싸주는데 준플레이오프때의 짐까지 싸주더라. 넥센이 1차전 승리하기 원하지만 위에를 보고 하루하루 열심히 싸워보겠다"고 다부지게 되받아쳤다.

정우람은 "후반기에 조금 좋지 않은 모습 보였는데 저 자신이나 팬들께 실망 끼쳐드린 부분 있다. 그런 부분들을 와일드카드에서 만회하고자 잘 준비하고 있다. 많이 응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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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양 팀 감독들과 선수들은 와일드카드전에 대비하는 출사표와 서로를 향한 덕담으로 미디어데이를 마무리 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지난 2년 동안의 포스트시즌은 즐기라고 했다. 하지만 올해는 즐기면 안되고 절실하게 임해서 한 단계씩 올라가겠다"며 "일단 기회는 잡았으니 기회를 통해, 부족한 부분 만회할 수 있는기회라고 생각한다. 올 포스트시즌은 절박하고 냉철하고 꼭 어떤 승리에 모든 초점을 맞춰서 움직여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것이 감독의 생각이다"고 밝혔다.

SK 김용희 감독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팬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이 있었기에 흥행이 됐다. 저희 팀으로 이야기하지면 좋은 성적 거두지 못했다. 준비는 많이 했지만 모자람이 많았다"면서 "와일드카드에서 좋은 팀 넥센과 시합한다는 것은 또다른 재미를 선사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팬 여러분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경기 반드시 이기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 팀 선수들은 서로에게 훈훈한 덕담을 건넸다. SK 주장 조동화는 "넥센에 살살해주십쇼, 저희는 강하게 하겠다"고 말했고 이에 넥센 주장 이택근은 "올라온다고 고생 많았고 안다쳤으면 좋겠다. 부상 없이 페어플레이 해서 좋은 경기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박병호는 "끝까지 최선 다해서 우리가 이기겠다"고 말했고, 정우람 역시 "팬들에 서로 좋은 경기,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서 재밌는 경기 펼치겠다. 누가 이기든 박수칠 수 있는 경기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상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승자는 넥센과 SK, 어느 팀이 될까. 7일 목동구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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