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 7일 목동구장서 시작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넘어 올해 우승을 노리는 넥센 히어로즈와 피말리는 5위 경쟁에서 힘겹게 살아남은 SK 와이번스가 '가을야구' 첫 판부터 맞붙는다.

정규시즌 4위 넥센과 5위 SK가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놓고 펼치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최대 2경기)이 7일 넥센의 홈인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다.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정규리그 2위 내지 적어도 3위를 목표로 했던 넥센은 지난달 19일까지 두산 베어스에 3게임차로 앞섰으나 마지막에 4위로 떨어지며 초상집 분위기가 됐다.

넥센으로서는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되살리고 우승의 희망을 지피려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빨리 끝내는 것이 상책이다. 자칫 여기에서 힘을 뺐다가는 한국시리즈 무대는 다시 밟지도 못할 수 있다.

관건은 역시 1차전이다. 넥센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승의 어드밴티지를 안고 싸우기에 1차전에서 승리하면 곧바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짓는다.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지만 1차전에서 패할 경우 심리적으로 몰리는 팀은 오히려 넥센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함정이다.

특히 상대를 압도할만한 선발 투수가 에이스인 앤디 밴헤켄 뿐이라면 더욱 그렇다. 지난해 20승 투수의 반열에 오른 밴헤켄은 한국 무대 4년차인 올해에도 15승 8패에 평균자책점 3.62로 에이스의 역할을 확실하게 해냈다.

올 시즌 SK전에 4차례 선발 등판해 2승에 평균자책점 1.73을 기록한 점도 믿음직스럽다.

문제는 필승카드인 밴헤켄을 내세우고도 패했을 경우다. 넥센에는 13승 11패에 평균자책점 4.57의 2선발 라이언 피어밴드가 있지만 그는 좋을 때와 좋지 않을 때의 편차가 지나치게 크다.

SK전 성적은 2승 1패에 평균자책점 5.21로, 지난 5월 29일 문학 SK전에서 8이닝 2실점, 7월 26일 목동 SK전에서 6이닝 2실점하며 모두 승리투수가 됐지만 9월 6일 문학 SK전에서는 5이닝 동안 홈런 3방을 얻어맞고 7실점하며 무너졌다.

넥센은 안정감이 떨어지는 2선발 피어밴드에게 바통을 넘기기 전에 1차전에서 끝내는 것이 최선이다.

이에 반해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등 무려 4개팀이 실타래처럼 얽혀든 5강 다툼을 뚫고 극적으로 포스트 시즌 티켓을 얻어낸 SK는 팀 분위기가 상승일로다.

더군다나 와일드카드 제도가 워낙 4위 팀에 유리하기에 SK가 '져도 본전'이라는 태도로 임한다면 의외의 결과도 가능하다.

특히 SK는 국내 최고의 좌완 에이스 김광현을 필두로 크리스 세든, 메릴 켈리까지 3선발이 확실하게 갖춰져 있다. 여기에 박종훈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SK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만 통과하다면 한국시리즈까지 넘볼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한 선발진을 자랑한다.

SK의 선발 순서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김광현-세든 순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를 수도 있고, 아니면 막판 5연승을 거두며 갈수록 안정감을 더해간 세든을 먼저 1차전 선발로 내세울 수도 있다.

아울러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거포인 박병호와 SK의 가을야구를 이끈 정의윤의 4번 타자 맞대결은 LG 트윈스 이적생 출신이라는 두 선수의 공통분모와도 결부돼 큰 관심을 불러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수력의 열세를 공격력으로 극복해온 넥센은 KBO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을 쏘아 올린 박병호가 폭발해야 승산이 있다. SK 역시 이적 이후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팀의 가을야구를 이끈 정의윤에게 거는 기대의 무게가 박병호 못지 않다.

프로야구 9월의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정의윤이 LG 입단 동기인 박병호와 펼쳐보일 자존심 대결은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고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넥센이 큰 경기에서 강하다는 점을 높이 사 영입한 브래드 스나이더가 이번에도 가을 본능을 발휘할지, 또 찬바람이 불수록 힘을 내는 SK의 박정권이 '가을 사나이'로서의 파괴력을 또 한 번 선보일지도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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