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인천=이재현 기자] 경기 초반, 어이없는 실책 탓에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며 고개를 숙였던 김성현(28)이 극적인 2타점 적시타를 통해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냈다.

SK는 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특히 7회초까지 1-3으로 끌려가던 SK는 김성현의 2타점 적시타를 통해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날 김성현은 선발 6번 유격수로 출전했다. 하지만 그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SK 선발 박종훈은 1회초 선두 타자 김종호에게 유격수 앞 땅볼을 이끌어 냈지만 김성현은 포구 실책을 범하면서 김종호의 출루를 지켜봐야했다.

다소 허무했던 김성현의 실책은 끝내 실점으로 연결됐다. 출루에 성공한 김종호는 선취점을 위해 김준완과 박민우의 타석 때, 2루와 3루를 연이어 훔쳐냈다. 결국 박민우는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통해 3루 주자 김종호의 득점을 도왔다.

허무한 실책의 대가는 뼈아팠다. 특히 NC의 선발 투수가 지난 2013년 이후 인천에서만 5승 1패를 거둔 ‘인천 강자’ 이재학이었기에 SK는 1실점조차도 아쉬웠다.

실제로 SK는 이재학의 공을 공략하는 데 실패하면서 7회초까지 1-3으로 끌려가는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6회 들어 이재학이 마운드에서 물러나자 상황은 급반전 됐다. SK 타선은 7회부터 기다렸다는 듯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1-3으로 끌려가던 7회말 1사에서 김강민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에 성공한 데 이어, 이재원과 정의윤이 연속 안타를 통해 1사 만루의 기회를 맞았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가을 남자’ 박정권. 그러나 박정권은 기대와 달리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SK는 이대로 무너지는 듯 했다. 패색이 짙었던 2사 만루 상황.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1회 실책의 주인공, 김성현.

김성현은 엄청난 부담감을 안고 타석에 들어섰지만, 속죄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아냈다. 경기 장내 모두가 숨을 죽인 상황에서 김성현은 NC의 구원 투수 김진성을 상대로 중견수 앞으로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김성현의 극적인 적시타에 경기장은 일순간 함성으로 뒤덮였다. 상당한 중압감에 시달렸던 김성현은 1루에 도달한 뒤,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옥의 문턱에서 천당으로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극적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SK는 여세를 몰아, 8회말 나주환의 솔로포를 더해 역전에 성공했다. 김성현의 극적인 동점 적시타에 SK 타선이 응답한 셈.

SK는 이번 경기에서 패할 경우, 사실상 ‘가을 야구’를 포기해야했다. 특히 경기 초반부터 아쉬운 수비를 범한 김성현 탓에 인천에는 탈락의 먹구름이 드리웠다. 그러나 먹구름을 몰고 온 김성현은 ‘속죄 안타’를 기록하면서 먹구름을 본인 스스로 걷어냈다. 김성현의 경기력에 ‘지옥과 천당’을 오갔던 SK는 ‘가을 야구’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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