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필.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KIA에서 필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 팬들은 알고 있다. 롯데에게 패하며 5위 다툼이 다시 혼전이 됐지만, 전날 경기에서 필은 4타점을 기록하며 팀이 뽑아낸 5점의 80% 이상을 홀로 담당했다. KIA에서 필이 없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KIA는 2일 광주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타선의 난조로 인해 5-7로 패했다. 추격은 했지만 역전은 하지 않았다. 마지막 집중력에서 롯데에게 밀리며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타점을 뽑아내는 선수가 너무 적다는 것이 문제. 전날 필이 없었다면 KIA는 5-7은 커녕, 1-7로 져도 할 말이 없었다. 그만큼 필의 활약은 KIA에서 절대적이었다.

팀과 더불어 리그에서도 필은 수준급 타자다. 3일 현재 순수한 안타 개수로만 본다면 1위 넥센 박병호(159개)와 2위 유한준(158개)에 이어 151개로 리그 3위.

타율 역시 3할3푼2리로 리그 8위를 기록하고 있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KIA에서 유일하게 3할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가 바로 필.

문제는 쳐내는 안타에 비해 득점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정확히 66점. 타 팀 4번 타자들에 비해 필의 활약이 크게 부족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팀 동료들의 도움은 철저하게 받지 못하고 있다.

전날에도 필은 홀로 3타수 2안타 4타점을 따내며 고군분투 했지만 득점은 없었다. 또한 필 이외에 타점을 올린 것은 5회에 터진 포수 이홍구의 홈런이 유일했다.

그나마 3번 김주찬이 멀티히트를 쳐냈지만 타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말 그대로 영양가는 없었다. 5번 이범호는 4타수 무안타. 언급할 필요도 없다.

그만큼 필의 앞과 뒤의 타순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즉, 필이 안타를 치고 나가더라고 그에게 득점을 안겨줄 수 있는 팀 동료들의 안타는 아쉽게도 없었다.

타 팀의 중심 타자와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다. 4일 현재 리그에서 타율이 가장 높은 NC 테임즈는 149개의 안타를 쳐내며 3할7푼6리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득점은 무려 112점.

넥센 박병호 역시 159개의 안타를 쳐내며 3할4푼8리의 타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득점은 114점. 안타 2위의 유한준도 93득점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필은 151개의 안타와 3할3푼2리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득점은 고작 66점에 불과하다. 테임즈나 박병호가 따낸 득점의 절반 가량에 불과하다.

안타는 팡팡 쳐내지만 득점은 따내지 못한다. 베이스를 밟고 나가도 홈플레이트가 아닌 덕아웃으로 조용히 들어오기 일쑤다. 중심타선에서 4번 필의 뒤를 받쳐줄 수 있는 타자가 없기 때문이다.

KIA의 팀 타율은 2할5푼3리로 여전히 리그 꼴찌. 3번부터 5번으로 구성된 중심타선의 타율은 2할7푼5리로 리그 9위에 자리하고 있다. 중심타선의 뒤를 잇는 하위타선의 타율 역시 2할4푼2리로 리그 9위.

중심타선의 타율이 3할3푼이 넘는 NC나 넥센에 비하면 현저하게 낮은 타율이다. 필이 나가도 득점으로 연결되는 확률이 그만큼 낮다는 이야기가 된다.

말 그대로 KIA에서 고군분투 하고 있는 필이다. 득점권에서의 결정력이나 꾸준함으로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팀 타선은 전혀 그를 돕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필이 KIA 타선을 이끌고 간다고 해도 무방하다.

시즌 막판까지 KIA가 5위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포스트시즌에 나가기 위해서는 필의 안타도 중요하지만 필의 득점 또한 중요할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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