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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부산=조형래 기자] 수도권에서 400km 이상 떨어진 부산에서까지 열린 박병호(29·넥센)의 쇼케이스. 그리고 박병호는 쇼케이스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며 부산까지 내려온 스카우터들의 걸음을 헛되이 하지 않게 했다.

박병호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7회초 2사 만루에서 자신의 올시즌 46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4번째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9-5 승리를 이끌었다.

통상 메이저리그 팀들의 스카우터들은 수도권 경기를 주로 관찰하며 선수들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한다. 올시즌 해외 진출 자격을 갖춘 박병호를 관찰하기 위해 20개 구단이 목동구장을 찾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리고 시즌이 막바지로 갈수록 박병호를 영입하기 위한 구단들은 보다 자세한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하기 위해 구단 고위층들을 파견했고 지방까지 내려오는 수고를 감수했다. 이미 이들의 부산행은 1주일 전부터 결정된 사항이었다.

전날(27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마크 델피에노 GM 특별보좌관과 아이런 브룩스 퍼스널 디렉터를 파견했고 텍사스 레인저스 역시 짐 콜번 환태평양담당 특별보좌관을 비롯해 2명을 부산까지 내려보냈다. LA 다저스 역시 극동담당 스카우터가 사직구장을 찾았다.

하지만 전날 경기에서 박병호는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스카우터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도리어 롯데 선발 조쉬 린드블럼과 황재균과 손아섭이 맹활약을 펼쳤다.

28일에는 워싱턴 내셔널스와 텍사스 구단 관계자가 사직구장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 이들이 왜 부산까지 내려왔는지 이유를 증명하는 만루 홈런을 쏘아올리며 쇼케이스를 성공리에 마쳤다.

박병호는 3-4로 뒤진 7회말 2사 만루, 절호의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롯데 투수는 홍성민. 홍성민과는 지난 15일 목동 경기에서 3-4로 뒤진 2사 1,2루에서 삼진을 당하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하지만 14일 만에 홍성민을 다시 만난 박병호는 쉽게 당하지 않고 지난 맞대결에서의 삼진을 앙갚음했다. 박병호는 7회말 2사 만루 1볼에서 홍성민의 132km 체인지업 실투를 놓치지 않고 걷어 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비거리는 130m.

중계방송 화면에 잡힌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는 박병호의 홈런 장면을 보고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박병호의 쇼케이스가 성공리에 끝났다는 의미라고 봐도 무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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