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필.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매 경기가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5위라는 살얼음판을 깨지 않고 걸어가기 위해서는 부러지지 않는 두 개의 큰 버팀목이 있어야 한다.

하나는 타선, 다른 하나는 마운드. 그나마 마운드는 버티고 있지만 타격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 쪽으로 크게 기울어지면 결국 5위는 깨질 수 밖에 없다. 현재 KIA의 가장 문제는 타격과 마운드의 부조화다.

KIA는 28일 수원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3-5로 패했다. 전날 패배로 56승57패로 5할 승률에서 '-1'을 기록하게 됐다. 6위 한화가 구세주인 로저스를 투입했지만 NC전에서 패하며 승차는 여전히 1경기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

전날 KIA는 마운드를 비롯, 타선까지 완벽하게 상대 kt에게 제압당했다. 선발 박정수는 5이닝 5실점을 기록하며 초반부터 무너졌다. 야수들의 수비 도움이 있었기에 그나마 5실점에서 막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마운드보다 더욱 뼈 아픈 것은 팀 타선.

상대 선발 옥스프링을 공략하지 못한 것이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모두 6안타 3득점을 기록했다. 상대 kt가 12개의 안타를 쳐내며 5득점을 따낸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기회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6회와 7회, KIA는 대주자와 대타를 수시로 기용하며 승부를 걸었지만 매번 실패로 돌아가며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KIA 타선의 집중력이 현저하게 낮은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시즌 초반부터 계속 똑같았다. 28일 현재 KIA의 팀 타율은 2할5푼3리로 리그 꼴찌다. 팀 타율 9위인 LG는 2할6푼. 공동 8위인 SK와 한화가 나란히 2할6푼8리를 기록하고 있다.

이상하리만치 5위 경쟁을 하고 있는 SK, 한화, KIA가 모두 팀 타율이 리그에서 최하위권인 상황. 그렇기에 KIA가 타격에서 조금 더 강점을 보였다면 5위 수성의 부담이 한결 가벼웠을 것이라 보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안타 개수가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은 954개를 쳐내고 있다.

다른 9개 팀이 모두 1,000안타 이상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개수 자체가 부족한 상황. 그만큼 기회가 와도 안타가 나오지 않으니 득점을 따낼 확률이 현저히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출루율도 3할2푼9리로 리그 최하위다.

장타율 역시 3할9푼4리로 리그 9위지만 홈런 개수가 107개로 리그 공동 5위를 달리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 문제는 득점권 타율 역시 2할5푼6리로 리그 9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타격이 이만큼 풀리지 않음에도 5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

그렇다면 KIA는 빈약한 타선의 공백을 무엇으로 채우고 있는 것일까? 바로 마운드다. 현재 KIA의 팀 평균자책점은 4.54로 리그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삼성(4.61)이나 상위권 팀인 두산(4.89), 넥센(4.95)에 비하면 더 낮은 기록.

실점 역시 NC(517점)에 이어 550점으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다. 실점 자체를 적게 주다보니 팀 타선이 적은 점수만 뽑아내도 승리할 확률이 커지게 된 것이다. 팀 세이브 개수가 26개로 리그에서 3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물론 반대로 이야기 하면 블론세이브 역시 13개로 리그에서 4위를 달리고 있다. 그만큼 1~2점 차의 박빙의 승부가 KIA에 상당히 많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빈약한 팀 타선의 소중한 득점을 겨우겨우 지켜내 승리를 만든 주인공은 마운드라고 해도 무방하다.

김기태 감독 역시 이러한 상황을 모를 리 없다. 그렇다보니 향후 일정과 팀 운용 역시 마운드에 좀 더 비중을 둘 수 밖에 없다. 전날 KIA는 3-5로 패했지만, 2점 차이라면 동점이나 역전이 전혀 불가능한 점수는 아니다

그러나 KIA는 선발 박정수에 이어 지난 6월 14일 이후 70일만에 1군에 복귀한 유창식을 투입했고, 남은 이닝을 한승혁으로 막아냈다. 물론 팀 타선이 힘을 내서 역전에 성공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최근 숨가쁘게 달려온 김광수나 에반, 심동섭, 윤석민을 포함한 불펜진을 쉬게 하고 더불어 주말 넥센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김 감독의 판단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만큼 김기태 감독 역시 향후 중요한 경기를 위해서는 마운드가 반드시 버텨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차피 레이스는 길고 5위 경쟁은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 그만큼 현재 KIA의 5위를 지탱하고 이끌어가고 있는 것은 마운드다.

그렇기에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해 더욱 힘을 낸다면 KIA는 한화와 SK, 롯데를 제치고 5위 수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다. 또한 이날 kt전과 더불어 홈에서 치르는 넥센전까지 마운드만큼 팀 타선이 활약한다면 KIA는 5위 그 이상의 꿈도 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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