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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수원=조형래 기자] 롯데의 문제들이 한꺼번에 고스란히 드러난 대참사였다.

롯데는 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6-19로 대패를 당했다. 전날(7월 31일) 12-2로 대승을 거두며 다시 올릴 수 있는 분위기에 찬물을 제대로 뿌렸다.

롯데는 이날 선발 브룩스 레일리가 등판했다. 레일리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완투승을 포함해 최근 2경기 16이닝 2실점으로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하지만 레일리의 최대 약점은 kt전 부진에 있었다. 레일리는 kt전 2번 등판해 5.2이닝 14실점 평균자책점 22.24로 악몽을 겪었다.

레일리로서는 kt전 부진을 끊어내고 갈 필요가 있었다. 언제까지 꼬리표가 붙을 수는 없었기 때문.

하지만 레일리의 악몽은 계속됐다. 2회말 제구가 급격하게 흔들렸다. 선두타자 김상현을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이후 레일리는 kt 타선에 집중타를 얻어맞았다.

투수가 흔들리면 수비수들이 이를 뒷받침해줘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수비들은 레일리를 전혀 도와주지 못했다. 0-1로 뒤진 2회말 무사 2,3루에서 장성우의 유격수 방면 땅볼 타구를 문규현이 포구하지 못하고 다리에 맞고 흘렀고 추가 실점했다.

이후 박기혁의 타석에는 포수 강민호가 블로킹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서 폭투가 나와 실점은 늘어났다. 레일리는 전혀 안정을 찾지 못했고 2회에만 7실점을 하고 내려갔다. kt전 악몽이 계속되는 순간이었다.

레일리의 뒤를 이어 올라온 구승민(2.2이닝 9실점)-김승회(2.1이닝 3실점)-이상화(1이닝 무실점)으로 kt 타선을 감당해 내지 못했다.

타선 역시 초반의 기회를 거푸 무산시키는 아쉬운 횡사들이 나왔다. kt 선발 정대현의 제구는 이날 그리 뛰어나지 않았다. 1회초 선두타자 손아섭이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2루를 노리다 아웃됐다. 이어진 타석의 정훈이 볼넷으로 걸어나갔기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 정훈은 2루 도루에 성공했지만 후속타자들의 범타로 물러나 kt를 압박하지 못했다.

2회말 대량실점의 직전에 롯데는 스스로 찬물을 끼얹었다. 1사후 강민호가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김주현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오승택이 우전안타로 2사 1,3루로 kt를 압박했다. 하지만 오승택은 정대현의 견제구에 협살을 당하며 다시 한 번 객사했다.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롯데는 결국 2회말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롯데는 0-7로 뒤진 3회초 3점을 추격하고 1사 1,3루의 기회를 계속 이어갔지만 후속타 불발로 더 이상 추격하지 못했다. 7회말 최준석이 터뜨린 시즌 19호 스리런 홈런은 이미 승부가 기운 뒤였다.

롯데는 이날 투타, 공수에서 모두 kt에 완패했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한 롯데 입장에서는 집중력의 부재가 낳은 참사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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