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인천 SK전 승리를 자축하는 두산 선수들.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두산을 지탱하던 선발진이 후반기 첫 일정에서 주춤했다. 선발진의 균열 탓에 고민에 빠진 두산. 고민이 깊어질 무렵, 반가운 상대가 두산 앞에 나타났다. 바로 선발진이 붕괴 되며 깊은 시름에 빠진 한화다.

27일 현재 리그 2위인 두산은 지난 21일부터 치른 후반기 첫 6경기에서 3승 3패를 거뒀다. 표면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선발진의 성적은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같은 기간 동안 두산의 선발 투수들은 8.0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단 2승만을 거두는 데 그쳤기 때문. 두산 선발진의 6월 평균 자책점이 3.86에 불과했던 것에 비한다면 기대 이하의 성적이다.

외국인 투수 스와잭은 지난 21일과 26일 총 2경기에 나와 1패만을 떠안은 채 마운드를 내려왔고, 5선발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진야곱 역시 26일 마산 NC전에서 4이닝 6자책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뒤집어썼다. 다승 1위(12승) 유희관도 후반기 첫 등판인 23일 인천 SK전에서 5이닝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돼 체면을 구겼다.

특히 두산은 올시즌 강력한 선발진을 자랑하는 팀이었기에 그 아쉬움은 더했다. 27일 현재 올시즌 두산의 선발진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9.03으로 이는 LG와 삼성에 이어 리그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믿는 도끼' 선발진에 발등을 찍힌 두산이지만 희망적인 부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두산의 다음 상대가 투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인해 선발진이 '붕괴'된 한화이기 때문. 두산은 28일부터 잠실에서 열리는 주중 3연전에서 한화를 상대한다.

최근 선발진에 대한 두산의 고민은 한화에 비한다면 사치에 불과다. 한화의 선발진들은 후반기 첫 5경기(1경기는 우천순연)에서 그 누구도 승수를 쌓지 못했다. 이 기간 동안 한화 선발진은 승리 없이 3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받아들어야 했다.

외국인 투수 탈보트는 2경기에 나서 1패만을 거뒀고, '베테랑' 배영수 역시 지난 24일 대구 삼성전에서 4이닝 4실점으로 패전을 면하지 못했다. 오직 '신예' 김민우 만이 지난 25일 대구 삼성전에서 4.2이닝 1실점으로 작은 희망을 쏘아 올렸을 뿐이다. 물론 김민우 역시 선발승에는 실패했다. 이러한 한화의 상황은 두산 입장에서 충분히 자신감을 가질 만할 부분이다.

또한 두산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불펜진이 후반기 들어 호투를 펼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후반기 6경기에서 두산의 불펜진은 3.24의 평균자책점을 거뒀다. 27일 현재 올시즌 두산 불펜의 평균 자책점이 5.47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선발진의 부진을 상쇄시키는 불펜진의 분전이 더욱 돋보인다.

특히 지난 26일 마산 NC전에서 보여준 두산 불펜진들의 활약은 후반기 첫 일정의 백미였다. 이날 선발로 나선 스와잭은 5.1이닝 4실점으로 승패 없이 마운드를 물러났지만 이어 등판한 함덕주와 오현택 그리고 이현승은 도합 1실점만을 내주는 호투를 펼쳐 팀의 7-5 승리를 이끌었다.

이 같은 불펜진의 상승세가 한화전에도 이어진다면 두산 선발진의 어깨는 한결 가벼워 질 전망이다.

최근 상대전적 역시 두산의 자신감을 더한다. 올시즌 한화와의 상대전적에서 5승 2패를 거두며 우세를 점하고 있는 두산은 특히 지난 5월부터 한화를 상대로 4연승을 거두고 있기 때문.

여러가지 면에서 두산은 선발진의 부진을 끊어낼 수 있는 좋은 환경에 놓였다. 다소 부진했던 두산의 선발진이 한화라는 유리한 환경을 활용해 개인 성적과 팀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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