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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조형래 기자] 시즌 초반 빈타, 어이없는 수비 실수, 그리고 마운드의 붕괴에 시달리던 kt가 아니다. 연이은 트레이드와 새로운 외국인 선수의 영입으로 형님 구단들을 긴장시킬 ‘한 여름의 마법’을 부릴 일만 남았다.

kt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3연전을 모두 싹쓸이 하며 대망의 승률 3할(25승55패 승률 0.313) 고지를 정복했다.

한때 1군에 걸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기존 9개 구단들의 먹잇감이 됐던 kt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어느 팀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팀이 됐다.

5월까지 kt는 10승42패(승률 0.192)로 1군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 혼자 이끌다시피 했던 타선인데 마르테가 옆구리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했고 김사연의 손등부상 등으로 애초에 구상했던 전력을 발휘하지도 못했다. 또한 투수진에서는 크리스 옥스프링 혼자 고군분투했고 필 어윈과 앤디 시스코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더욱이 투수 영건들은 1군 무대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kt는 서서히 숨겨둔 ‘마법사의 봉’을 꺼내들었다. 4월 말부터 활발하게 기존 구단들과 물밑 작업을 펼치며 전력 보강을 시작했다. 팀의 미래를 포기하는 과감한 결단까지 불사하며 LG, 롯데, NC 등 기존 구단들과 트레이드를 펼쳤다.

모두 기존 구단들에서 적절한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던 선수들이었다. 이들을 중심으로 kt는 마법을 부리기 시작했다.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칼을 꺼냈다. 타격의 무게 중심을 잡기 위해 외국인 앤디 시스코를 방출시키고 타자 댄 블랙을 데려왔다. 블랙의 영입은 곧장 마법으로 나타났고 마르테-블랙, ‘마블 듀오’의 탄생을 야기했다. 또한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던 어윈을 내보내면서 KBO 리그 경력자이자 수준급 외국인 투수 저스틴 저마노를 데려와 투수진을 보강하며 더욱 무서운 전력으로 거듭났다.

kt의 과감하고 빠른 움직임이 결국 현재의 약진을 가능케 했다. 지난달 9일부터 11일 사직 롯데 3연전에서 창단 첫 스윕을 달성했다. 그리고 지난 주말에는 처음으로 홈에서 싹쓸이에 성공했다. 6월부터 성적은 15승13패다.

6월 이후 팀 타율 2위(0.296)의 타선은 어느 팀도 무시하지 못한다. ‘마블 듀오’는 여전히 위력적이다(블랙- 타율 0.358 7홈런 20타점/ 마르테- 타율 0.362 7홈런 41타점). 여기에 트레이드 이후 첫 경기인 지난달 23일 수원 LG전에서 ‘마법’같은 역전 홈런을 터뜨린 오정복, 부상 이후 돌아온 김사연(복귀 이후 15경기 0.368 2홈런 7타점)은 외야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15홈런의 김상현도 다시 돌아올 경우 타선의 파괴력은 한층 배가된다.

투수력 역시 옥스프링을 중심으로 한 정대현, 엄상백의 선발진에 저마노까지 합류할 경우 선발진은 굳건해진다. 그리고 조무근-심재민-김재윤-장시환의 불펜진은 10개 구단 어느 팀에 내놓아도 꿀리지 않는다. 뒷문이 단단해지면서 이길 경기, 지켜야 할 경기는 확실하게 잡고 있다. 전력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며 성적도 급격히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kt의 전력이 강해지기 시작할 때 “나머지 구단들이 3승이 아니라 2승1패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위닝 시리즈조차 장담할 수 없다. 자칫 잘못하면 kt에 완전히 발목 잡힐 수 있다.

기존 9개 구단들은 여름에 돌입하며 체력적으로 힘에 부칠 시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kt는 이제부터 힘을 내기 시작했다. kt가 기존 구단들을 공포로 몰아넣게 할 ‘한 여름의 마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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