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제공
[스포츠한국 광주=박대웅 기자] 최근 10경기 타율이 2할6리다. 한화 이용규(30)가 남긴 성적이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욱 크다.

올시즌 이용규는 김성근 감독의 특타조 명단에 좀처럼 포함되는 일이 없었다. 그만큼 무한한 신뢰를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성적으로 모든 것을 증명하고 있는 이용규다. 올시즌 70경기에 나선 이용규는 타율 3할3푼7리(282타수 95안타) 2홈런 25타점 60득점 19도루를 기록,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로서 손색이 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누구보다 강한 승부욕과 열정은 보너스 개념이다.

단, 최근 10경기에서의 페이스는 기대 이하다. 타율 2할6리(34타수 7안타) 2타점 6득점에 머물렀고, 안타를 기록하지 못한 경기가 4차례나 있었다. 이전 60경기에서 무안타에 그친 경우가 9번 밖에 없었음을 감안할 때 아쉬움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최다 안타 1위 자리 역시 어느덧 박병호에게 넘겨준 상황.

물론 방망이 침묵 속에서도 이용규는 나름대로 제 몫을 다해내고 있다. 볼넷의 비율을 높이면서 최근 10경기 출루율(0.391)만큼은 시즌 출루율(0.416)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 넓은 수비 범위를 통해 상대 타자의 안타를 훔치는 명장면 역시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다.

단 최근 타석당 투구수(시즌 3.85개, 최근 10경기 4.11개)가 다시 늘어나고 있는 현상이 이용규가 원하는 그림은 절대 아니다. 그는 투수들이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승부해온다는 점을 간파한 뒤 그동안 전매특허나 다름없었던 '커트 신공' 대신 빠른 승부를 지향했고, 큰 효과를 보고 있음을 언급한 바 있다. 이제는 상대 투수들도 카운트를 잡기 위해 호락호락 덤벼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용규에게는 새로운 과제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단순히 타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보다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최근 10경기에서 주자가 있을 때의 타율(0.167, 12타수 2안타)과 득점권에서의 타율(0.125, 8타수 1안타)이 상당히 저조했다는 점이다. 시즌 득점권 타율 3할3푼3리로 1번타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해결사 역할까지 수행했기 때문에 기회의 순간 침묵하는 최근의 모습이 더욱 어색하게 느껴진다. 1일 KIA전에서도 그는 3회 1사 1, 2루에서 병살타, 5회 2사 1, 2루에서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 고개를 숙였다.

이 밖에 출루율은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10경기에서 도루 시도 자체가 단 한 번밖에 없었던 점도 이용규의 위력이 다소 감소하게 된 요인이다.

이용규의 타격 사이클이 하강 곡선을 그리는 동안 한화는 최근 10경기에서 3승7패에 머물렀다. 그에게만 책임을 전가할 수 없지만 올시즌 이용규는 한화가 승리를 따낸 경기에서의 성적(타율 0.392 1홈런 17타점 39득점 12도루)이 패한 경기(타율 0.276 1홈런 8타점 21득점 7도루)보다 압도적으로 좋았다. 또한 멀티히트를 때려낸 27경기에서 팀이 18승9패로 높은 승률을 기록하는 등 영양가 넘치는 활약으로 팀 승리에 기여해왔다. 결국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집중 견제를 이용규가 이겨냈을 때 한화도 비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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