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박민우(연합뉴스 DB)
"라커룸에서도 옆자리를 써서 올해 서로 이야기를 진짜 많이 해요."

NC 다이노스의 1번타자 박민우(22)와 2번타자 김종호(31)는 올 시즌 '잘 치고 많이 뛰며' 국내 프로야구에서 가장 테이블세터 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민우와 김종호는 모두 3할대 타율과 2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 중이다. 29일 기준으로 박민우는 타율 0.307(리그 23위)에 도루 28개(1위), 김종호는 타율 0.322(12위)에 도루 23개(4위)를 기록했다.

NC의 중심타자 에릭 테임즈와 이호준이 각각 72타점, 71타점으로 타점 분야 리그 1·2위를 달리는 것도 테이블세터가 '맛있는 밥상'을 잘 차렸기 때문이다.

창원 마산구장에서 만난 박민우는 "제가 못 살아나가면 형(김종호)이 살아남아야 한다"며 "둘 다 잘하면 더 효과가 좋고, 한 명이라도 잘하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같은 임무를 갖고 있다"며 "우리가 출루해야 3·4·5번 타자가 불러들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렇게 형과 서로 의기투합하는 모습이 잘 맞는다"며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1군 입성 3년차인 NC의 테이블세터는 지난 2년간 다소 유동적이었다. 1번 김종호, 2번 박민우 또는 1번 박민우, 9번 김종호 타순도 자주 등장했다.

이 때문에 1번 타자 자리를 두고 박민우와 김종호의 경쟁 구도가 그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박민우는 "작년이나 올해나 전혀 경쟁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타순은 신경 쓸 겨를도 필요도 없다. 그저 많이 살아서 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NC 테이블세터는 서로 대화하고 연구하며 '팀 플레이'를 한다.

박민우는 "어떻게 하면 상대 투수를 괴롭히고, 클린업 타자들에게 도움이 될지를 정말 많이 이야기한다"며 "우리는 뛰는 타자들이니까 상대 투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도루도 시너지를 내고 있다. 박민우와 김종호는 2013년에는 각각 9개-50개의 도루를 기록하고, 2014년에는 50개-22개의 도루를 달성하는 등 도루 편중 현상을 드러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28개-23개로 '함께 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민우는 "도루에서는 자만심이 아닌 자신감을 느끼고 많이 뛴다"며 "주자가 나가면 상대팀이 견제하고, 자극을 받아서 팀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박민우와 김종호가 더욱 끈끈해지면서 NC 테이블세터는 더욱 강해졌다. 이는 NC가 상위권을 유지하는 원동력 중 하나다.

박민우는 "'같이 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우리가 '세트'로 보이는 것 같다"며 "팀이 잘하고 있고, 중심타선의 타점이 많다 보니 우리가 잘 들어왔던 것"이라며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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