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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마산=조형래 기자] 벤치 클리어링으로 불미스러운 구설수에 올랐던 두산과 NC가 화해했다.

두산과 NC, 양 팀의 감독과 주장 오재원과 이종욱, 그리고 민병헌과 에릭 해커는 28일 창원 마산구장 맞대결을 앞두고 전날(27일) 벌어진 벤치 클리어링 사건에 대한 화해의 의미로 손을 맞잡았다.

양 팀은 27일 경기 7회초 해커와 오재원이 투구시 타임 요청으로 인해 한번 신경전을 벌인 뒤 또 다시 감정을 드러내며 몸싸움을 벌였다. 오재원의 1루 땅볼 때 해커가 오재원을 향해 큰 소리로 “타석으로 들어가라(Get in the box)”라고 외치자 오재원이 발끈, 양 팀 선수단이 그라운드로 우르르 몰려 나왔다. 이때 해커를 향해 두산 벤치 쪽에서 공이 날아들며 상황은 악화됐고 1군 선수단에 등록되지 않았던 홍성흔이 흥분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졌다.

이후 심판진은 두산 벤치로 가서 해커를 향해 공을 던진 선수를 찾다가 정황상 장민석이 야구공을 던졌다고 판단, 장민석을 퇴장 조치했다.

하지만 28일 오전, 두산 민병헌이 해커를 향해 공을 던졌다고 뒤늦게 자인하면서 사태는 더욱 복잡한 국면으로 변했다. 그러나 양 팀은 이내 감독과 논란의 당사자들이 모여 오해를 푸는 자리를 마련해 화해의 악수를 나눴다.

NC 김경문 감독은 두산 김태형 감독과 만나기에 앞서 “경기가 끝나고 김태형 감독과 통화를 하며 일단 오해를 풀었다”면서 “우리가 7-1로 이기고 있었고 이기고 있는 팀이 오해의 소지를 준 것은 당연히 잘못했다”고 말하며 해커의 언행으로 벤치클리어링의 단초를 제공한 것에 대해선 인정했다.

이어서 “해커와도 경기 끝나고 얘기를 했는데,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하더라. 참아야 했는데 자신도 미안함을 갖고 있다”고 말하며 “역지사지로 생각을 해야 한다. 지고 있는 팀을 배려해야 한다. 상대 팀 입장에선 약이 오를 수 있는데, 넓게 아량을 갖고 대처를 했어야 했다”며 강조했다.

아울러 “양 팀 감독과 주장, 그리고 당사자들이 만나서 이제 오해를 풀었으니 여기서 사건은 일단락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 역시 “민병헌이 공을 던진 것은 당연히 잘못한 것이고, 사과를 해야 하는 것이 당연히 맞는 것이다”고 말하며 자신의 팀 선수가 상대 선수에게 위협을 가한 행동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된 선수단 함구령과 같은 음모론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일축했다. 김 감독은 “상황이 일어나고 그럴 겨를도 없었고 숨길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김 감독은 당시 민병헌이 공을 던진 당시에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그는 “경기 끝날 때까지 누가 공을 던졌는지 모르고 있었다. 경기 끝나고 나중에 숙소로 들어가서 스탭에게 민병헌이 공을 던졌다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태형 감독은 “처음 감독을 하면서 선수들에 작은 것까지 신경을 쓰고 주의를 시켰어야 했는데 하지 못했다. 감독으로서 책임이 크다”고 말하며 사건의 중심에 있던 팀으로서 책임을 통감했다.

한편, KBO는 28일 오후 2시 상벌위원회를 열어 비신사적 행위로 구장 질서를 문란하게 한 민병헌에 대해서 벌칙내규 7항에 의거 3경기 출장 정지와 야구 봉사활동 40시간의 징계를 부여했다.

또한, 1군 미등록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벤치클리어링 때 그라운드로 난입, 몸싸움을 벌인 홍성흔에 대해선 제재금 100만원이 부과됐다. 두산 구단에도 선수단 관리의 책임을 물어 엄중 경고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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