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화 이글스,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베테랑의 관록을 누가 더 강렬하게 뿜어내며 팀 승리를 이끌까.

한화와 KIA는 2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주중 3연전 2차전 대결을 갖는다. 이날 한화는 배영수(34), KIA는 김병현(36)을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해 필승을 다짐했다.

올시즌 9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7.92를 기록 중인 배영수는 아직까지 만족하기 어려운 성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5월부터 선발에만 전념한 이후 조금씩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롯데전에서 6.1이닝 2실점으로 한화 이적 이후 첫 승을 신고했으며, 22일 kt를 상대로도 7.1이닝 3실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올시즌 한화 선발투수 가운데 한 경기 가장 많은 이닝을 이날 배영수가 소화해냈다.

올시즌 2경기에 등판한 김병현은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00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 17일 두산전에서 1이닝 동안 몸에 맞는 볼 1개만 내줬을 뿐 깔끔한 피칭으로 무사 귀환을 알리더니 21일 롯데전에서는 5이닝 2실점으로 선발로도 제 몫을 충분히 다해냈다.

한화는 지난 21일 SK전부터 탈보트-배영수-안영명이 내리 선발 3연승을 이끌어내며 선발 야구가 마침내 이뤄지는 듯 했으나 유먼과 송은범이 아쉬운 모습을 차례로 노출해 다시 2연패에 놓여 있다.

전날 경기 전 김성근 감독이 “선발 투수가 7이닝씩을 소화해줘야 경기를 편하게 끌고 갈 수 있다”는 입장을 남긴 만큼 최소한 퀄리티스타트를 목표로 마운드에 설 필요가 있는 배영수다. 올시즌 한화 선발진이 퀄리티스타트 단 8회(10위)에 그쳐있는 상황에서 배영수는 5월 이후만 놓고 보면 팀 전체의 절반인 2번의 퀄리티스타트를 홀로 달성, 김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한화의 선발 야구가 다소 하락세에 놓여 있다면 KIA는 이같은 흐름이 절정에 올라있는 상황이다. 지난 21일부터 5경기 연속 선발투수들의 5이닝 이상-2실점 이하의 호투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으며, 그 첫 발을 김병현이 내딛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다. 단 김병현의 마지막 등판 이후 4경기에서는 모두 퀄리티스타트가 나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김병현이 좀 더 힘을 짜내 이 기록을 연결해줄 필요가 있다.

결국 흐름을 뒤바꿔야 할 배영수와 이어나가야 할 김병현 모두에게 부담감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베테랑의 관록으로 이를 극복하는 쪽이 승리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전망.

배영수는 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마지막 3시즌 동안 KIA전 4승2패 평균자책점 4.07로 강한 면모를 드러냈으며, 김병현 역시 같은 기간 한화전 2승1패 1홀드 평균자책점 5.40으로 전체 성적과 비교했을 때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서로의 팀을 상대로 가장 많은 퀄리티스타트(배영수 6회, 김병현 3회)를 기록하며 꾸준함을 선보인 만큼 이번 선발 맞대결도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두 선수는 나란히 삼성, 넥센 유니폼을 입고 있던 지난 2012년 5월18일 첫 만남을 가진 데 이어 이듬해 4월13일에도 목동에서 다시 한 번 재격돌을 펼친 바 있다. 날짜로는 774일 만에 성사된 3번째 선발 대결이다. 어느덧 기량이 정점에서 내려온 것은 사실이지만 올시즌 KBO리그에서 ‘회춘’이 하나의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팬들은 두 선수가 베테랑의 품격을 뽐내며 옛 향수를 불러일으켜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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