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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마산=조형래 기자] 누구든지 달린다. 그리고 언제든지 달린다. 여기에 순도마저 높다. 상대는 혼이 쏙 빠질 수밖에 없다. NC를 상대하는 팀들에게 NC의 발야구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26일 마산 NC전에서 테임즈의 3홈런 폭발에 가렸지만 NC의 발야구는 초반 주도권을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1회말 루상을 3번씩이나 훔치면서 선취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1회말 선두타자 박민우가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김종호의 3루 땅볼 때 선행주자 박민우가 2루에서 아웃됐다. 하지만 김종호는 빠른 발로 1루에서 살며 병살 위기를 넘겼다. 속도전의 시작이었다.

나성범의 타석때 김종호는 잽싸게 2루를 훔쳤다. 그리고 나성범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1사 1,2루를 만들었다. 타석에는 4번 타자 에릭 테임즈.

타석에 중심 타자들이 있으면 보통 타자들에 믿고 맡긴다. 작전을 펼치지 않아도 중심 타자들이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NC는 두산도 믿고 있던 이 통념을 무참히 깨뜨렸다. 2루 주자 김종호와 1루 주자 나성범은 동시에 3루와 2루를 훔쳤다.

두산 포수 양의지가 3루로 공을 던졌지만 이미 두산 선발 유네스키 마야와 양의지 배터리는 주자들에 스타트를 뺏긴 뒤였다. 주자들을 득점권에 2명이나 놓게 했다. 비록 테임즈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계속된 2사 2,3루에서 이호준이 우중간을 꿰뚫는 2타점 2루타를 뽑아내며 선취점을 만들어 냈다.

이후 테임즈가 마산 구장을 지배하는 대포쇼로 승리를 이끌었다. NC는 더 달리고 싶어도 달릴 수 없었다.

KBO 리그에서 대표적인 ‘육상부’ 팀인 NC다. 이날 역시 3개의 도루를 추가해 육상부라는 별칭을 어색하지 않게 했다. NC는 올 시즌 71개의 도루(도루자 20개)로 팀 도루 전체 1위에 올라있다. 일단 시도가 많으니 도루 개수도 많아졌다. 그리고 도루 성공률 역시 7할8푼으로 전체 1위에 올라있다. 양과 질 모두를 잡고 있는 NC다.

리드오프 박민우(18도루)가 팀내 도루 1위, 전체 2위로 육상부의 선두주자에 있다. 그 뒤를 김종호(14개), 테임즈, 나성범(이상 11개), 이종욱(6개)이 뒤따르고 있다. 타순 전체에 준족들이 즐비해 있다.

나성범, 테임즈, 이호준의 장타에만 신경 쓸 수 없는 노릇이다. 언제든 뛸 수 있는 주자들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타자와 주자들의 하모니를 절묘하게 이룰 수 있는 현재 NC 타선이다.

방망이에는 슬럼프가 있지만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고들 말한다. 현재 잘 맞고 있는 타선도 언젠가 단체로 슬럼프에 빠질 시기가 온다. 하지만 NC는 걱정을 조금 덜 수 있다. 언제든지 슬럼프 없이 루상에서 달릴 수 있는 주자들로 득점을 창출하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 그렇기에 NC의 발야구는 보험이자 언제든 득점을 가능케 하는 시한폭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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