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경기 8안타 4타점 활약 펼쳐…'비어버린 베테랑의 자리', 오지환이 채우고 있다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시간은 흐르기 마련이다. 아무리 최고의 실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주춤하기 마련이다. 이전의 것은 사라지고 새로운 것이 찾아와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당연한 섭리다.

연이은 부상 선수의 속출로 인해 고민이 많은 LG다. 무엇보다 팀을 이끌어가는 '베테랑' 중심선수들이 빠지니 더욱 아쉽기만한 상황. 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꾸준히 지켜내며 팀을 위해 '빈 자리'를 채우고 맹활약하고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LG의 내야수 오지환(25)이다.

LG는 26일 잠실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선발 소사가 5승째를 따내는 역투와 10안타 5득점을 따낸 팀 타선의 활약으로 연패탈출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팀 승리에 쐐기를 박은 것은 유격수 오지환. 그는 4-1로 앞서고 있던 7회, 교체된 주권을 상대로 자신의 시즌 3호 홈런을 쳐내며 팀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전날 오지환은 선발 1번 겸 유격수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맹타를 과시하며 타선의 활력소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선발 소사의 7이닝 1실점 역투만큼 '리드오프' 오지환의 활약은 LG의 연패를 끊어내는데 있어서 결정적이었다. 오지환이 살아나면서 타선 전반적으로 활력이 넘친 것은 분명했다.

'부상으로 시름시름', 그래도 오지환이 버티고 있다

LG에게 있어 '베테랑' 선수들의 노쇠화는 매년 고민이었다. 하지만 미처 대비하기도 전에 와르르 빠지며 댐 무너지듯 터져버렸다. 이전까지 팀을 이끌어왔던 중심선수 이병규(9)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반기 복귀가 사실상 힘들어졌다.

정성훈은 21일 목동 넥센전에서 발목을 접질렸고 손주인 역시 손등에 타구를 맞아 골절상을 입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주장' 이진영마저 24일 롯데전에서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인해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렇기에 LG는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비록 젊은 선수들이 패기를 가지고 빈 자리를 채우고 있지만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 것은 사실. 그렇기에 현재 LG에서 오지환의 역할은 생각 이상으로 중요하다. 정성훈, 손주인으로 이어지는 내야진에서 오지환은 쌍둥이 팀의 '젊은 피'로 그 자리를 채워왔다.

하지만 현재 오지환은 더이상 신인급 선수가 아닌 중고참급 선수. 그렇기에 자신의 몫을 다하는것 뿐 아니라 팀에서 뛰고 있는 젊은 선수들을 챙겨야 하는 것도 그의 역할이 됐다.

그는 "지금 나오는 선수들이 젊지만 기술적인 부분을 조언하기보다 경기상황을 지켜보고 상대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배님들이 빠지고 팀이 어려워지면서 책임감을 느꼈다. 특히 주장 이진영 선배가 엔트리에서 빠지며 열심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래서 더욱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오지환의 활약은 팀 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가장 빠른 타구가 다가오는 유격수 자리에서 오지환이 부상없이 버티고 있는 것은 LG에게는 큰 힘. 수비력이 좋고 어깨가 강한 오지환이기에 설상가상 그마저 빠진다면 LG는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 오지환 역시 "무엇보다 수비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야수인 양석훈, 황목치승과 함께 서로 칭찬해주면서 잘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살아난 타격감'…리드오프다운 빠른 발과 출루를 기대해

최근 오지환은 수비 뿐 아니라 타격 역시 살아나면서 팀 승리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4월 한달동안 그는 23경기에 나가 89타수 22안타 타율2할4푼7리를 기록했다. 하지만 5월 들어서 타격 페이스가 조금씩 떨어졌다.

8일 부터 열린 수원 kt전을 시작으로 21일 목동 넥센전까지 11경기동안 6안타 1타점만을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지난 주말, 롯데와의 3연전에서 그는 10타수 5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베테랑' 선수들의 빈 자리를 확실하게 채워줬다. 25일 kt전 역시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입증하기도 했다.

그 역시 최근 타격감이 좋아진 이유에 대해 "내가 느끼는대로 잘 쳐낼 수 있는 공에 집중하고 있다. 이전에는 타석에 들어서면 고민이나 다른 생각이 많았는데, 이제는 고민없이 감이 오는대로 쳐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양상문 감독 역시 최근 오지환의 활약에 대해 "계속 공이 맞지 않다보니 힘이 들어가고 그러다보니 전반적인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기도 했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도 문제점을 이해하고 타격코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문제점을 이해하고 있다. 이전보다 타석에서 움직임이 적어지는게 눈에 보인다. 오지환이 살아났기에 팀 타격이 올라올 수 있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전까지 팀의 1번 자리를 채우고 있던 정성훈이 빠지면서 LG는 고민이 많았다. 지난 시즌, 톱타자로 출전해 활약을 펼쳤던 박용택 역시 훈련도중 허리부상으로 인해 몸 컨디션이 100%가 아니다. 하지만 비어버린 1번의 자리를 오지환이 확실히 채우며 전반적인 팀 타선에 무게감을 실어주고 있다. 빠른 발을 가지고 있는 오지환이 출루하면 상대 팀 역시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오지환과 더불어 양석환, 나성용, 황목치승과 같은 젊은 선수들이 자리를 채워주며 차근차근 버텨가고 있는 LG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텨야 한다. 젊은 선수들이 더욱 활발하게 뛰어다니고 최선을 다해 지금의 기회를 살려야 한다. 그 중심에는 오지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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