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뒷편으로 수비 위치를 이동하자 강광희 주심이 제자리로 돌아갈 것을 지시해 멋쩍은 웃음을 짓는 KIA 3루수 이범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김윤희 기자] 포수 뒤편에 3루수가 서는 전무후무한 수비 시프트로 화제가 된 일명 ‘김기태 시프트’가 미국 야구팬들에게까지 전해졌다.

일명 ‘김기태 시프트’로 13일 광주에서 열린 KIA-kt전 9회초 5-5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나왔다. 당시 kt는 1사 2·3루 득점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 타격감이 좋은 김상현이 들어서자 KIA 김기태 감독은 김상현을 고의4구로 내보내려 했다.

안타 한 방이면 대량 실점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김기태 감독은 3루수 이범호에게 포수 이홍구의 뒤쪽으로 이동하라고 지시했다. 고의4구를 만드는 과정에서 투수 심동섭이 폭투라도 하게되면 실점할 수 있다는 김 감독의 판단에서 비롯해 극단적인 시프트였다.

하지만 이 시프트는 곧바로 제지가 됐다. 야구 규칙 4.03에 따르면 '경기 시작 또는 경기 중 인플레이 상황에서는 포수를 제외한 모든 야수가 페어 지역 안에 위치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MLB닷컴은 이 시프트를 ‘혁신적인 장면’이었다고 소개하면서 “3루수가 포수 뒤로 가 내야에 큰 공백을 남겨두는 것이 이득이 될지는 알 수 없다.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전략이었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타자 뒤에 수비수를 위치시켜 타자가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었거나 내야수를 파울지역으로 이동시켜 타자가 크리켓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들려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는 비아냥이 섞인 농담을 덧붙였다.

다행히 KIA는 실점없이 9회를 마쳤고, 연장전 10회말 김민우의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를 마친 뒤 김기태 감독은 “한 점이 중요했기 때문에 폭투를 막으려 했다. 룰을 정확히 숙지하지 못했다. 팬들께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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