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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형래 기자] 이제 막 봄의 향기가 진동하기 시작했지만, 가을에 벌어질 잔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보통’의 승률로는 올 시즌에는 가을잔치 초대장을 받을 수 없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포스트시즌의 문턱이자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승률은 통상 5할로 칭한다. 하지만 올 시즌 10개 구단 체제에서 5개의 구단이 가을 잔치에 진출하게 되는 올해, 과연 승률 5할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가시지 않고 있다. 즉 5할 승률로도 안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각 팀당 적게는 26경기, 많게는 29경기를 치른 현재, KBO 리그 판도는 ‘1강-8중-1약’으로 요약할 수 있을 만큼 중위권 싸움이 치열하다. 삼성이 19승9패(승률 0.679)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2위 두산(16승10패 승률 0.615)부터 9위 LG(13승 16패 승률 0.448)까지 8개 팀이 4.5경기 차 이내에서 촘촘하게 맞물려 있다. kt만이 현재 3승25패(승률 0.107)로 순위 싸움에서 소외돼 있다.

선두 삼성이 여전히 투타에서 안정된 전력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올해 중위권 혼전 판도에서 가장 큰 요인은 1차적으로 ‘막내’ kt의 속절없는 부진이 중심에 있다.

대부분의 팀들은 kt와의 시리즈는 싹쓸이를 염두에 두고 맞대결에 임한다. kt를 먹이사슬의 제일 아래단계에 놓고 있는 것이다. 2승1패의 위닝 시리즈도 만족하지 않는다. kt에 패한다면 그 타격은 배로 다가온다는 것이 현장의 분위기다.

또한 kt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팀들이 천적관계를 청산하면서 물고 물리는 중위권 싸움을 펼치고 있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특히 6년간 5번의 꼴찌에 머물던 한화는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체질 개선에 성공하며 차근차근 그동안 졌던 빚을 갚고 있다. 현재 한화는 15승12패를 기록하고 있는데, 아직 한 번도 상대하지 않은 kt를 제외하곤 어느 팀에게도 밀리지 않으며 5할 승부를 펼쳤다. 여기에 SK를 상대로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열린 3연전을 싹쓸이하며 약 9년 만에 SK 상대로 스윕을 달성하기도 했다.

롯데 역시 2011년 이후 단 한번도 5할을 넘겨본 적 없는 삼성을 상대로 올 시즌엔 3승3패를 기록하며 ‘사자 공포증’을 서서히 이겨내는 중이다.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삼성을 상대로 시리즈 스윕을 달성하기도 했다.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의 여전한 질주와 신생팀 kt의 부진, 그리고 각 구단들의 천적관계의 청산 등의 이유로 올해는 5할의 승률도 4강을 안심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위기도 커지고 있다. 1989년부터 전,후기 리그가 단일 리그로 바뀐 이후 다승제(2003~2004)를 채택한 시기와 양대 리그(1999~2000)가 열렸던, 총 4년을 제외하고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한 팀이 가을 잔치에 실패한 적은 6차례가 있었다(93년 빙그레-0.500, 95년 삼성-0.500, 02년 두산-0.504, 06년 두산-0.512, 08년 한화-0.508, 13년 롯데-0.532).

그리고 이 해의 특징들은 ‘3할대 승률의 독보적인 꼴찌’와 ‘6할대 언저리 승률의 1위팀’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올해 역시 비슷한 양상이 보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승률 5할도 가을 잔치의 안전권이 되기는 힘들 수 있다. 아직은 시즌 초반. 과연 승률 5할을 달성하고도 가을 잔치의 꿈을 이루지 못하는 팀이 올해에 나올 수 있을까. 그 결과는 정규시즌 144경기를 모두 치른 뒤에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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