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미디어 대전=박대웅 기자] 한화 팬들은 그동안 파도타기를 할 수 없었다. 듬성듬성 빈자리가 많았기 때문이다. 주중 경기가 연달아 잡히면서 이전까지 홈 최다 관중 수는 6,991명(4월15일 삼성전)에 그쳤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달랐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은 관중들이 들어차는 토요일에 올시즌 첫 홈경기가 잡혔고, 예매분 9,000표가 일찌감치 동이 난 가운데 2회초를 마친 시점에서 1만3,000석이 모두 팔려나갔다. 그리고 최진행이 구름 관중들을 들썩이게 했다.

한화는 1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전에서 8-6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화는 올시즌 첫 연승을 기록하는 기쁨과 함께 시즌 8승8패로 5할 승률 고지를 마침내 정복했다.

한화의 짜릿한 역전승을 견인한 선수는 최진행이었다. 이날 선발 7번 지명타자로 나선 최진행은 앞선 세 타석에서 삼진 한 차례를 포함해 모두 범타로 물러났지만 4번째 기회에서 마침내 자신의 진가를 뽐냈다. 팀이 5-6으로 뒤지고 있던 7회말 2사 2루에서 NC 세 번째 투수 이민호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고, 결국 10구째 시속 149km 직구를 받아쳐 중견수 뒤를 넘어가는 투런 홈런(비거리 130m)을 때려낸 것. 이날의 결승포였다.

앞서 6회초 이호준에게 역전 투런포를 얻어맞은 순간 침묵에 빠져있던 한화 팬들은 최진행이 재역전 아치를 그려낸 이후 다시 한 번 엉덩이를 들썩였다. 만원 관중들은 일반적인 파도타기를 한 차례 선보인 뒤 한화 팬들만의 전매특허 ‘슬로우 버전’ 파도타기를 느릿느릿 타기 시작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분위기에 고취된 팬들이 이번에는 소위 ‘2배속 파도타기’까지 시도하는 등 경기장의 열기가 올시즌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올랐다.

경기 전 예매 티켓이 모두 팔렸다는 소식을 접한 한화 김성근 감독은 “오늘 경기 잘 해야겠네”라며 껄껄 미소를 지은 뒤 타순 변화에 대해 소개했다. 특히 김회성과 최진행을 나란히 6, 7번에 배치했음을 전한 그는 “장타력만큼은 확실해 보인다”는 한 취재진의 언급에 “맞아야 장타지”라는 농담과 함께 다시 한 번 미소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최진행이 결국 김성근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11일 롯데전 이후 5경기 만에 짜릿한 손맛을 느낀 최진행은 시즌 3호 고지를 밟으며 김태균과 함께 팀 내 홈런 부분 선두로 올라섰다.

사진=박대웅 기자,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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