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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형래 기자] 롯데 짐 아두치(30)의 맹활약은 부산 사직구장을 예전의 용광로로 들끓게 하기 충분했다. 그런데 아두치의 활약에 잠시 잊고 있던 것이 있다. 자칫 화를 부를 수 있던 불펜진의 아쉬운 활약 때문이다.

롯데는 28,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개막 2연전에서 2연승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개막 2연전은 ‘아두치 시리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두치는 2경기에서 타율 5할(8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 3도루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수비에서도 사직구장의 높은 담장(4.8m)에 무리 없이 적응하며 펜스 플레이로 보살까지 기록했다. ‘공수주’ 만능 대박 선수로 KBO리그 신고식을 마쳤다.

그러나 아두치의 활약은 활약이었고 개막 2연전에서 나온 불펜의 불안감은 분명 짚고 넘어갈 부분이다. 롯데는 첫 경기에선 선발 브룩스 레일리가 3.1이닝 7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조기에 불펜이 투입됐다. 5선발 후보인 홍성민(1.2이닝 1실점)이 나와 급한 불을 껐고 뒤를 이어서 이정민(2이닝 1피안타 무실점)-정재훈(0.2이닝 1피안타 2볼넷 무실점)-김성배(0.2이닝 무실점)-김승회(0.2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가 이어 던졌다.

비록 불펜 보직의 투수 4명이 4이닝 1실점으로 선방하긴 했지만 단 한 번도 쉬운 이닝이 없었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면서 불안감을 증폭시켰고 투구 수도 늘어났다.

이튿날 경기에서도 롯데는 선발 송승준이 6이닝 2실점의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갔다. 남은 이닝은 3이닝이었다. 하지만 올라온 불펜 투수는 총 6명(심규범-정재훈-이명우-김성배-이정민).

2차전 역시 매 이닝이 위태로웠고 물량 작전으로 위기를 겨우겨우 넘겼다. 5-4로 쫓긴 9회초에는 설상가상으로 수비 실책까지 더해지며 화를 자초했다. 특히 마무리 투수 김승회는 이틀간 연투를 통해 총 53개의 공을 던지며 적정 투구 수를 초과했다. 물론 개막 초반이고 휴식일을 앞두고 있었다고 하지만 50개가 넘는 연투는 무리에 가까웠다.

이정민(36), 이명우(33), 정재훈(35), 김성배, 김승회(이상 34) 등 불펜 주축 투수들의 나이는 30대 중반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144경기의 장기 레이스 체제에서 시즌 후반을 도모하기 위해선 불펜들의 체력 소모를 최소화 하면서 안정감이 필요하다. 막아야 할 때 확실하게 막아주는 것이 벤치의 경기 운영은 물론 동료들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길이다.

이번 주 롯데는 신생팀 kt보다 안정된 전력의 LG와 두산을 각각 잠실과 사직에서 만난다. 앞선 2경기에서 컨디션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은 듯한 불펜 투수들의 시험대도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롯데는 개막 2연전에서 근성을 바탕으로 한 화끈한 타격, 그리고 외국인 선수 아두치의 맹활약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상승세를 잇기 위해선 2연전에서 보여준 강점들 뒤에 숨은 불펜들의 불안한 그림자를 걷어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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