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미디어 박대웅 기자] 2015 KBO리그의 개막이 이제 단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사상 첫 10개 구단이 출범하는 올시즌에는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한 볼거리들이 야구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치열한 순위 다툼과 개인 타이틀 경쟁, 그 밖의 다양한 이슈에 이르기까지 야구를 좀 더 즐겁게 관전할 수 있는 핵심 포인트들을 짚어봤다.

▶ 풍성했던 기록 잔치, 올해도 이어질까?

지난해 KBO리그는 서건창(넥센)의 200안타를 비롯해 의미 있는 기록들이 다수 쏟아져 나왔다. 올해는 팀당 144경기, 도합 720경기를 소화하기 때문에 이같은 대기록들의 탄생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먼저 전인미답의 200안타 고지를 정복하며 MVP에 등극했던 서건창은 올해 본인의 기록을 또 한 번 갈아치울 채비를 마쳤다. 2014시즌 경기당 1.57개(128경기 201안타)의 안타를 생산했던 서건창이 올해도 전 경기를 소화할 경우 산술적으로는 226안타에 가까운 기록을 남길 수 있다.

올해는 서건창 뿐 아니라 손아섭(롯데), 민병헌(두산) 등도 200안타를 때려낼 가능성이 충분하다. 지난해 175안타를 기록한 손아섭(경기당 1.43개)의 경우 산술적으로 207안타까지 도달할 수 있으며, 이미 지난 2년 연속 170안타를 넘어선 경험이 있어 서건창과 더불어 가장 기대를 받는 타자다.

또한 지난해 162안타를 생산한 민병헌(경기당 1.31개)은 144경기 체제에서 같은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189안타를 기록할 수 있다. 200안타에는 다소 모자란 부분이 있지만 그 역시 최근 2년 간 급속도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건강하게 시즌을 치를 경우 충분히 도전장을 던져볼 수 있다.

홈런에서는 박병호(넥센)가 사상 최초로 4년 연속 홈런왕을 노리고 있다. 올해도 사실상 그의 적수를 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팬들의 시선은 박병호가 이승엽이 가진 한 시즌 56홈런까지 돌파할 수 있느냐에 맞춰져 있다.

지난해 52홈런을 때려낸 페이스(경기당 0.406개)라면 144경기에서는 58.5홈런에 도달한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에 내심 60홈런 돌파까지도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물론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 공백이 있기 때문에 박병호가 더욱 극심해질 투수들의 견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기록 달성의 최대 변수다. 박병호는 홈런 외에도 2003년 이승엽이 남긴 한 시즌 최다 타점(144개)까지 내심 넘보고 있다.

마운드 역시 등판 기회가 더욱 자주 주어지기 때문에 기록 풍년이 예상된다. 지난해 20승을 따낸 밴헤켄(넥센)은 선동열 전 KIA 감독(1989~1990), 고 최동원(1984~1985)에 이어 사상 3번째로 2년 연속 20승에 도전한다. 밴헤켄은 이미 시범경기에서 외국인 투수 중 유일하게 평균자책점 0(13.1이닝 4피안타 1볼넷 1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압도적인 피칭을 통해 예열을 마친 상태다.

토종 선수 중에서는 양현종(KIA)이 가장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6승8패로 국내 선수 최다승의 주인공이 된 그는 2013시즌 전반기 9승1패, 2014시즌 전반기 10승5패로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고도 뒷심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겨 다승왕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국내 선수로는 유일하게 개막전 선발을 책임지게 된 그가 올시즌 해외진출 좌절의 아쉬움을 딛고 개인 최초로 20승 고지를 밟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진행형' 전설들의 값진 도전

누적 부문에서도 올시즌 기대를 모으고 있는 대기록들이 많다. 먼저 이승엽(삼성)은 400홈런까지 단 10개만을 남겨놓고 있어 기록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2013시즌 극심한 하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던 이승엽이지만 지난해 타율 3할8리 32홈런 101타점으로 회춘에 성공했기 때문에 대구구장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즌 팬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승엽은 역대 통산 두 번째로 1,300타점, 1,200득점에도 나란히 도전한다.

이승엽 외에도 삼성은 안지만의 사상 최초 150홀드(현재 135홀드), 임창용의 역대 4번째 200세이브(현재 199세이브), 장원삼의 100승(현재 99승) 등 기록 잔치를 유독 많이 준비하고 있는 팀이다. 특히 임창용은 이미 109승을 기록해 200세이브까지 정복할 경우 김용수(126승 227세이브)에 이어 100승-200세이브를 동시에 거머쥔 선수로 등극하게 된다.

이 밖에도 삼성은 팀 최초 4,000홈런(현재 3,940홈런), 최초의 2,300승(2,244승)이 시간 문제에 불과하다. 이미 그 어떤 팀도 이뤄내지 못한 통합 4연패로 왕조를 구축했지만 그 기록을 다시 한 번 늘릴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다소 주춤한 모습은 있었지만 장성호(kt)와 이병규(9, LG)의 대기록 행진 역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장성호는 양준혁의 2,135경기(역대 1위) 출전까지 121경기가 남아 있으며, 이를 올해 곧바로 넘어서지 못하더라도 신생팀의 맏형으로서 kt 역시 그의 경험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에 2,100경기까지는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2,071안타로 현역 최다 기록을 보유 중이기도 한 장성호는 양준혁(2,318안타)의 기록에 좀 더 다가설 뿐 아니라 이병규(2,021안타)의 추격을 뿌리쳐야 하는 과제도 주어졌다. 물론 이병규 역시 현역 최다 안타 1위에 대한 욕심과 더불어 1,000타점(현재 963타점)-1,000득점(현재 989득점) 동시 돌파라는 과제를 이루기 위해 이를 악문 상태다. 이 밖에 홍성흔(두산) 역시 1,957안타로 2,000안타 돌파를 앞두고 있는 등 노장들의 자존심 싸움은 2015시즌의 재미를 더할 전망이다.

▶ 치열한 순위싸움, 그리고 흥행

팀 성적에 대한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미 미디어데이를 통해 각 구단 사령탑들은 삼성의 통합 5연패를 저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가장 강력한 삼성의 대항마로 꼽히고 있는 SK가 지난 2년간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한 아쉬움을 딛고 올해는 비상할 수 있을지에 시선이 집중된 상황이며, 지난해 정상 등극을 앞두고 눈물을 삼킨 넥센, 장원준의 FA 영입을 비롯해 화끈하게 돈다발을 푼 두산, 3년 연속 가을 잔치에 도전하는 LG 등 서울 연고팀의 자존심 대결도 화끈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반대로 지난 6년 동안 5번이나 최하위에 그친 한화가 ‘야신’ 김성근 감독 영입 효과를 볼 수 있을지에도 뜨거운 관심이 쏠려 있다. 또한 외국인 선수 1명이 올해부터 줄어드는 NC가 전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의 여부, CCTV 사찰 파문으로 홍역을 앓았던 롯데의 남다른 각오, 윤석민의 가세로 단숨에 마운드의 힘을 실은 KIA의 반격 역시 기대를 모으는 부분이다. 신생 구단 kt가 젊은 패기를 앞세워 NC 이상의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역시 반드시 주목해야 할 관전 포인트다.

이같은 관심사들이 ‘대박 흥행’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2006년 이후 6년 연속 관중 입장 상승 곡선을 그린 KBO리그는 2012시즌 무려 715만6,157명의 관중을 야구장으로 불러 모아 흥행의 정점을 찍었다. 다만 최근 2년 동안 약 650만명 내외로 수치가 다소 감소한 상황.

시범경기에서도 평균 관중은 지난해 6,286명에서 5,755명으로 다소 감소했지만 올해부터 많은 구단들이 주말 유료화 정책을 펼친 점을 감안할 필요는 있다. 무엇보다 2,717일 만에 1군 경기가 다시 열린 수원에서 야구 흥행 조짐을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이 고무적이며, 스피드업 규정과 같이 경기의 지루함을 덜어낼 수 있는 제도가 어느 정도 취지에 맞는 효과(평균 12분 단축)를 봤기 때문에 도합 720경기가 열리는 올해 한 시즌 최다관중 돌파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다.

사진=스포츠코리아, kt wiz,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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