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형래 기자] 2015년 을미년도 어느덧 3월로 접어들었다. 3월의 기운이 기지개를 켤 무렵 이제 KBO리그의 계절도 성큼 다가왔다.

지난 1월 중순부터 미국과 일본 등지로 떠난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전지훈련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SK는 미국 플로리다와 일본 오키나와로 이어지는 스프링캠프를 모두 마무리하고 2일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뒤를 이어 3일과 4일 나머지 9개 구단이 모두 귀국, 오는 7일부터 열리는 시범경기를 통해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다.

전지훈련은 올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하나의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 중 첫 번째이다. 전지훈련을 통해 팀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사령탑과 선수단이 목표를 공유한다. 특히 한화(김성근), 두산(김태형), SK(김용희), KIA(김기태), 롯데(이종운)는 새로운 사령탑 부임 이후 첫 전지훈련인 만큼 저마다 팀의 체질개선에 팔을 걷어 붙였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특유의 '지옥훈련'으로 올해 전지훈련에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고질적인 문제로 평가받았던 수비 불안을 '지옥의 펑고'를 통해 해소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투수진 역시 셀 수 없는 불펜 투구를 통해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연습경기 2경기에서 38실점을 기록한 뒤 "이것이 지금 우리의 실력"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던 김성근 감독이었다. 그러나 연습경기가 마무리될 무렵 한화는 점차 '김성근의 팀'으로 제 모습을 찾았다.

KIA와 롯데는 신임 사령탑의 부임, 그리고 눈에 띄는 전력 공백으로 올해 전망이 어둡다. KIA는 지난해 키스톤 콤비 김선빈과 안치홍의 군 입대 공백과 주전 중견수 이대형의 이탈로 센터라인 전체가 붕괴됐다.

KIA의 발목을 잡았던 투수진 역시 문제였다. KIA가 오키나와에서 가진 연습경기는 우려가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9전 전패, 9경기 103실점. 연습경기라고는 악몽 그 자체였다.

그러나 악몽 속에서도 희망을 찾은 것은 좌완 임기준의 발굴이었다. 임기준은 현재 KIA 투수진에서 가능성을 현실로 바꿀 수 있는 몇 안 되는 투수자원이다. 또한 야수진에서는 최용규와 최병연, 황대인이라는 내야 자원들의 가능성을 엿봤다.

지난해 온갖 내홍을 겪은 롯데. 롯데는 이를 수습하기 위해 이종운 감독을 새롭게 사령탑에 앉혔다. 이 감독은 지난해 진흙탕에 빠졌던 팀을 구해내기 위해 '자율야구'를 꺼내들었다.

또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간의 소통을 강화해 친밀감 있는 팀 분위기를 만들었다. 현재까지 선수단 분위기의 전환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 선수단에 웃음이 감돌기 시작했다. 선수들 역시 자율야구에 걸 맞는 책임감으로 팀의 재건을 노리고 있다. 전력구상도 마무리 과정에 놓였다. 장원준(두산)의 이탈로 생긴 텅 빈 선발진에 이상화와 홍성민의 투입이 유력하고, 강동수, 이창진, 오승택 등 내야진의 신진 세력들도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SK 김용희 감독은 이전에 팀의 육성총괄로 있었기에 선수단 파악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했다. 대신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했다. 김 감독은 선수단의 체력관리와 '원팀(One Team)'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더욱 주력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선발진의 축이 되어야 하는 장원준의 합류로 든든하게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그러나 전지훈련 막바지에 부활을 노리던 노경은이 턱 골절로 캠프를 중도하차하며 전력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하지만 이외에는 기존의 자원들의 전력을 극대화 시키는 방향으로 전지훈련을 보냈다.

넥센은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전력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전지훈련을 떠났다. 또한 선발진의 자리 찾기에도 힘을 쏟아야 했다. 강정호의 유격수 공백은 윤석민과 김하성이 번갈아 가며 맡을 전망이다.

중심 타선은 외인 브래드 스나이더와 김민성의 조합을 시험하며 퍼즐을 맞춰가고 있다. 선발진 강화를 위해 내놓은 '홀드왕' 한현희의 선발 전환은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고, 김정훈과 김택형 등 신인 및 예비역들의 활약은 염경엽 감독의 걱정을 조금씩 덜어내고 있다.

지난 시즌 중반 박해민이라는 히트상품을 내놓았던 삼성은 올해 새로운 상품을 기획 중이다. 주인공은 구자욱. 상무에서 돌아온 이후 전지훈련과 연습경기부터 뜨겁게 타오른 구자욱이다. 방망이 실력은 이미 검증 완료.

그러나 마땅한 수비 포지션을 찾아야 한다. 원 포지션은 3루지만 박석민이라는 굳건한 주인장이 있다. 1루 혹은 외야로 연습경기에 출전하고 있지만 타격 재능을 살리기 위한 류중일 감독의 묘안이 필요한 삼성이다. 이 외에도 일본 소프트뱅크로 훌쩍 떠난 릭 밴덴헐크의 빈자리를 알프레드 피가로가 메울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과정을 거쳤다.

LG와 NC의 전지훈련은 조용하면서 착실했다. LG는 우규민과 류제국이 부상으로 시즌 초반 선발진의 공백이 불가피하지만 기존 전력들로 최대한 메워가겠다는 양상문 감독의 복안이다. 여기에 문선재와 김용의 등 내야의 잉여 자원들의 활용폭을 넓히기 위해 외야 테스트를 실시 하는 등 전력 활용의 다각화를 노리고 있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한 NC다. 전지훈련 초반 불펜 핵심 자원인 원종현의 대장암 소식으로 우울하게 출발을 했지만 김경문 감독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추슬렀다. 권희동과 이상호 등 군입대한 백업들의 공백은 김성욱, 오정복, 노진혁, 강민국 등의 자원들의 분발로 올 시즌을 기대케 하고 있다. 투수진 역시 박명환이 부활투를 연신 선보이며 외국인 투수 공백에 문제 없음을 알렸다.

'막내' kt의 전지훈련은 고강도 훈련의 연속이었다. 물음표 투성이의 전력을 느낌표로 바꾸기 위해서 였고, 1군 첫 진입인 만큼 확실하게 연착륙을 하기 위해선 훈련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 조범현 감독의 생각이었다. 박세웅과 김사연, 김동명 등 팀의 주축이 돼야 하는 미래 전력과 김상현과 이대형, 박경수, 김사율 등 베테랑 자원들의 조화와 시너지에 주력했다. 또한 '한국형 외인' 크리스 옥스프링이 이끄는 투수진 역시 조 감독이 믿는 구석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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