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박대웅 기자] 1분 1초가 황금 같은 시간이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일부 선수들과 함께 시범경기 하루 전까지 고친다구장을 지킨다.

한화는 지난 26일 "김성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3명, 선수 12명이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추가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당초 한화 선수단은 3월3일 일제히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송은범, 이태양, 안영명, 윤규진, 유창식 등 투수 10명과 오윤, 이용규 등 야수 2명은 3일 더 오키나와에 남아 훈련을 실시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들은 3월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오후 6시50분에 귀국한 뒤 다음날부터 대전구장에서 곧바로 LG와의 시범경기에 임한다.

김성근 감독이 이 같은 선택을 내린 이유는 여러 가지로 해석해볼 수 있다. 먼저 명단 속에 어느 정도 답이 드러나 있다. 특히 선수 12명 중 무려 10명이 투수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 감독은 구단 측을 통해 "투수들이 한국보다 따뜻한 오키나와에서 공을 던지는 것이 나을 것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오키나와는 한국과 비교해 기후가 훨씬 온화하다. 바람이 다소 불고 비가 종종 내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한화가 사용 중인 고친다구장은 여러 타 구단들이 입성한 장소와 달리 해안가에 위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바람의 강도도 약한 편이며, 배수가 잘 된다는 장점이 있다.

훈련 환경 외에도 김성근 감독이 투수들을 다수 남긴 것은 출국 전 본인이 밝힌 목표를 온전히 이루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해볼 수 있다.

김 감독은 당시 "물론 이번에도 펑고는 칠 예정이지만 투수들에게 보다 중점을 두겠다"고 훈련 방향을 설정했다. 하지만 많은 선수들이 재활 훈련에 매진하면서 김 감독이 위치한 본진 합류가 늦어졌다. 주축 선수들이 다수 모인 상황에서는 연습경기 일정이 내리 잡혀있었기 때문에 투수들을 집중 육성할 시간이 생각만큼 많지 않았다.

게다가 김성근 감독은 이번 캠프에서도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듯 타자들의 타격 자세를 일일이 교정해주며 여러 부문에 걸쳐 힘을 쏟는 모습을 보였다. '+3일' 속에는 투수들에게 보다 확실히 전념할 시간을 내보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김성근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 동안 스케줄을 수시로 변경하는 모습을 보였다. 휴식일에도 훈련을 강행하는 한편 어느 날은 코치들을 먼저 돌려보낸 뒤 구장의 조명탑 불이 꺼지기 직전까지 선수들을 지도하는 등 좀처럼 만족감을 모른 채 지옥 훈련을 이어왔다.

그런 의미에서 김성근 감독이 외친 "3일 더"는 사실 놀라운 행보라고 보기도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소중한 찰나의 시간들을 누적해온 만큼 김 감독의 시간 관리가 선수단에게 얼마나 큰 영향력을 불러일으킬 지에는 높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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