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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형래 기자] 넥센은 그동안 강력한 화력을 바탕으로 리그 판도를 흔들었다. 그리고 이 화력의 중심에는 박병호(28)와 강정호(27)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11시즌 중반 박병호가 넥센 유니폼을 입은 뒤 만들어진 박병호-강정호의 중심타선 콤비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해체될 가능성이 높다. 강정호의 '빅리그' 도전 때문이다.

그리고 강정호라는 '영혼의 파트너'를 떠나보내고 한국에 홀로 남을 박병호의 2015시즌의 성적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4번 박병호-5번 강정호'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넥센의 상징과도 같았다. 그만큼 이들이 넥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마어마했다. 두 선수가 함께 풀타임으로 뛰기 시작한 지난 2012년부터 올 시즌까지 3시즌 동안 207홈런-641타점을 합작했다. 박병호와 강정호는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며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올해는 이 시너지가 제대로 폭발한 시즌이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시즌 중 "박병호와 강정호의 경쟁은 긍정적이다. 두 선수가 홈런 때문에 팀플레이를 안 하는 것도 아니고 상황에 맞게끔 시합을 하고 있어 팀과 개인 모두에 플러스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두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뿜어내는 시너지 효과에 대해 호의적으로 보고 있었다.

박병호와 강정호도 시즌 중에 서로의 존재가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수차례 했다. 박병호가 타석에 들어서면 대기 타석에는 강정호가 기다리고 있다. 상대 투수들은 마운드에서 심리적 압박감을 더욱 받을 수밖에 없었다. 박병호는 강정호의 존재로 인해 타석에서 갖는 부담감은 줄어들었다. 결국 이런 상황 때문에 박병호에게 기회가 생겼고 이를 성적으로 만들었다. 강정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영혼의 파트너'라는 말이 붙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박병호와 강정호는 '선의의 경쟁자'이기도 했다. 올 시즌 손가락 부상으로 결장한 8월까지 홈런 부문에서 강정호는 박병호의 최고의 '러닝메이트'였다. 8월까지 박병호는 41홈런, 강정호는 38홈런을 기록하며 박병호의 뒤를 바짝 쫓았다. 박병호가 올해 기록한 11년 만의 50홈런 기록도 강정호의 존재 없이는 불가능했을 지도 모른다. 같은 시기 타점부문에서는 오히려 강정호가 107타점으로 97타점의 박병호를 앞서 있었다.

그러나 이제 박병호는 강정호가 없어 뒤가 허전해질 2015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박병호 개인 성적은 물론 팀 전력과도 직결되는 변수이기 때문에 고민은 깊어진다. 올해엔 없었던 장타력을 갖춘 외인 브래드 스나이더가 2015시즌 합류를 하지만 박병호의 새 파트너가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타석에서 부담감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경쟁자'이자 '영혼의 파트너'가 사라졌다. 또한 박병호는 지난 크리스마스에 비 FA 선수 최고 연봉인 7억원에 2015시즌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그의 어깨엔 부담감과 함께 더욱 무거운 책임감이 얹어졌다. 박병호는 부담감 대신 책임감으로 2015년도 넥센 타선의 중심을 굳건히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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