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량 정점에도 포스팅 불발되면 국내프로야구에 악재, 주말 통해 윤곽 드러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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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채 24시간도 남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넥센 측에 통보될 강정호(27)의 포스팅 결과는 단순히 넥센의 손익, 강정호의 성패를 떠나 메이저리그가 한국야구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20일 오전 7시,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문이 닫힌다. 메이저리그 측으로부터 결과를 통보받은 KBO는 넥센에 최고 금액을 써낸 구단과 정확한 금액을 알려주게 된다. 넥센은 나흘 동안 내용을 검토한 뒤 MLB에 승낙 여부를 알리게 된다.

강정호는 분명 양현종, 김광현의 사례와는 다르다. 김광현은 과거에 정점을 찍었던 선수였고, 양현종은 올시즌 16승을 올렸지만 메이저리그 눈높이에서는 성에 차지 않았다. 결과도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강정호는 그야말로 '정점'을 제대로 찍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팀 동료 서건창에게 MVP를 내줬지만 성적만 놓고 봤을 때는 국내 최고 수준이었으며 외국인 선수들도 필적할 수 없었다.

강정호는 홈런 2위(40홈런), 득점 5위(103득점), 타점 3위(118타점), 출루율 2위(0.459), 장타율 1위(0.739), OPS 1위(1.198) 등 타율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 5위권 안에 들었다. KBReport에서 확인 할 수 있는 세부 기록도 단연 돋보인다.

순수 장타율을 뜻하는 ISO에서 박병호와 함께 공동 1위(0.383), 타수/홈런에서 박병호에 이어 2위(10.45), 득점 생산력을 뜻하는 RC 1위(145.06), 경기당 득점기여의 RC/27 역시 1위(13.89), 타석당 득점생산력인 wOBA에서도 1위(0.492), WAR(대체선수대비 승리 기여도)에서도 2위와 압도적인 차이의 1위(9.42)를 차지하는 등 세이버매트릭스 지표에서도 강정호는 리그를 압도했다.

포수 다음으로 피로도가 심한 유격수라는 포지션을 통해 만들어낸 기록이기에 더욱 의미 있고 강정호가 MVP에 선정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놀라운 일이었다. 서건창이 역사적인 임팩트(역대 최다안타)와 인간승리의 스토리가 겹쳐 MVP를 탄 것도 축하할 일이지만 반대로 이런 압도적인 기록을 작성한 강정호가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그만큼 강정호는 역대급 성적은 물론 야수로서 한국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기록을 양산한 뒤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이 정도로 뛰어나고 역사적인 기록을 남기고도 만약 메이저리그가 강정호를 낮게 평가한다면 그것이야말로 한국야구 수준을 어떻게 여기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일 것이다.

강정호 이전에도, 혹은 이후에도 이정도 성적과 정점을 찍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야수가 있을지 의문이다. 과연 메이저리그는 강정호를 어떻게, 아니 한국야구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데 24시간도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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