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 외친 kt, FA 김사율 박경수 박기혁에게 붙은 옵션의 의미
kt는 28일 “구단의 첫 FA로 김사율(34), 박기혁(33), 박경수(30)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김사율은 계약기간 3+1년 총액 14억5,000만원(계약금 5억원, 연봉 2억원, 옵션 3년간 연 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고, 박기혁은 3+1년 총액 11억4,000만원(계약금 4억5,000만원, 연봉 1억5,000만원, 옵션 3년간 연 3,000만원), 박경수는 4년 총액 18억2,000만원(계약금 7억원, 연봉 2억3,000만원, 옵션 4년간 연 5,000만원)의 조건을 수용했다.
앞서 kt의 한 관계자는 구단이 FA 시장에 나온 장원준, 배영수 등 대어급 선수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접었다고 못을 박은 바 있다. 구단의 재정 등 현실적인 부분도 감안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실속 있는 FA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
결국 이날 오전 보호선수 20인 외 지명을 발표했던 kt는 보강이 좀 더 필요하다고 판단된 포지션을 FA 영입으로 충족시키며 차기 시즌 밑그림을 보다 구체적으로 완성시켰다.
kt가 외친 실속 추구는 단지 FA로 영입한 선수의 이름값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다. 김사율, 박경수, 박기혁, 세 선수 모두에게 옵션이 걸려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
kt 측은 “김사율은 프로경력 15년의 베테랑 투수로서 롯데 주장을 역임해 리더십이 검증 됐고, 체력과 구위 모두 3년 이상 통할 수 있는 선수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며 “박기혁, 박경수는 유격수, 2루수로 내야 센터 라인이 보강될 것으로 보인다”고 FA 영입 배경을 밝혔다.
이와 같은 기대감과 함께 선수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의 계약 총액을 제시한 kt지만 결국 세 선수 모두에게 옵션을 걸어뒀다는 것은 ‘그렇다고 완전히 퍼줄 수는 없다’는 의지도 함께 들어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FA 계약 이후 절박함이 떨어지면서 소위 ‘먹튀’로 남은 선수들이 그동안 많았을 뿐 아니라 kt가 영입한 세 선수 모두 대어급보다는 준척급에 가깝기 때문에 FA 기간 동안 팀이 바라는 기대치를 채워줄 것이라는 확실한 보장을 하기 어렵다. 경기장에서의 활약을 통해 본인의 권리를 정당히 찾아가라는 의미가 이번 ‘옵션계약’에 담겨 있는 것. 김사율과 박기혁의 경우 30대 중반의 나이를 향해가고 있다는 점에서 3+1년의 안정 장치를 별도로 마련하기도 했다. 최대한으로 실속을 챙기기 위한 kt의 꼼꼼함이 드러나있는 대목이다.
한편 조범현 감독은 “FA 선수는 보호선수 20인 외 지명 결과 각 포지션을 보완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영입을 결정했다”며 “고참과 신인들의 조화로 전력 향상 효과가 기대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